증산도의 종교관 ː 동·서 종교 문화의 성숙
불교·仙(도교)·유교·기독교 진리의 핵심
먼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불·선·유·기독교가 인류사에서 맡은 사명과 역할에 대해 증산 상제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선도(仙道)와 불도(佛道)와 유도(儒道)와 서도(西道)는 세계 각 족속의 문화의 근원이 되었나니. (『道典』 4:8:1)
*동유대성인東有大聖人하니 왈동학曰東學이요
서유대성인西有大聖人하니 왈서학曰西學이라
도시교민화민都是敎民化民이니라
동방에 대성인이 있으니 곧 동학이요
서방에 대성인이 있으니 곧 서학이라.
이는 모두 창생을 교화하는 데 그 사명이 있느니라. (『道典』 5:347:13)
동양의 대표적 종교를 말하라면 누구나 유·불·선 삼도(三道)를 꼽는다.
그리고 서양 문명의 모체를 이루는 대표적 종교는 물론 기독교이다. 그런데 이 기독교는 동양의 도의 세계로 분석해 보면 선도(仙道)의 도맥을 계승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제2의 세계종교는 왜 꼭 불·선·유 삼도(三道)로만 이루어져 있느냐 하는 것이다. 또한 왜 유독 선도만이 동선(東仙)과 서선(西仙, 기독교)의 두 갈래의 도맥으로 성립되어 있는 것일까?
이는 우주정신(본체신)의 창조운동 원리를 알게 되면 자연히 이해될 것이다.
여기서는 인류문화의 모체인 이들 세계종교가 하늘로부터 받은 교화사명의 실현을 위해 개척한 진리의 화원(花園)이 어떠한 도맥으로 가꾸어져 있는가 하는 것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수천지지허무受天地之虛無하여 선지포태仙之胞胎하고
수천지지적멸受天地之寂滅하여 불지양생佛之養生하고
수천지지이조受天地之以詔하여 유지욕대儒之浴帶하니
관왕冠旺은 도솔兜率 허무적멸이조虛無寂滅以詔니라
천지의 허무(無極)한 기운을 받아 선도가 포태하고
천지의 적멸(太極의 空)한 기운을 받아 불도가 양생 하고
천지의 이조(皇極)하는 기운을 받아 유도가 욕대 하니
이제 (인류사가 맞이한) 성숙의 관왕(冠旺) 도수는
도솔천의 천주가 허무(仙) 적멸(佛) 이조(儒)를 모두 통솔하느니라.
(『道典』 2:150:3)
이 말씀의 요지는, 선천 제2의 종교가 삼도(三道)로 이루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 천지대도의 진리자리를 한 분야씩 맡아 인간을 길러내도록 천지기운을 받고 역사에 출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면 이들 4대 종교는 아무런 정신적인 기반 없이 동서의 성자들에 의해 독창적으로 각기 다른 곳에서 이루어진 것일까?
*모든 술수(術數)는 내가 쓰기 위하여 내놓은 것이니라.(『道典』 2:150:4)
*공자, 석가, 예수는 내가 쓰기 위해 내려 보냈느니라.(『道典』 2:40:6)
상제님은 인류사의 위대한 지성과 영혼이 빚어낸 문명의 술수인 종교, 철학, 과학 등은 당신께서 우주의 가을철에 결실하기 위해 내어놓으신 것이라 하셨다.
그렇다면 동서의 전 인류의 정신세계의 뿌리[원시반본始原態]가 되는 모체 종교는 과연 무엇일까?
인류문화 제1의 시원 종교, 신교(神敎)
*나의 일은 무위이화(無爲以化)니라. 신도(神道)는 지공무사하니라. 신도로써 만사와 만물을 다스리면 신묘(神妙)한 공을 이루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니라. 내가 천지를 주재하여 다스리되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이치를 쓰나니 이것을 일러 무위이화라 하느니라. (『道典』 4:58:2~4)
천하의 모든 사물은 하늘의 명(命)이 있으므로 신도(神道)에서 신명이 먼저 짓나니 그 기운을 받아 사람이 비로소 행하게 되느니라.(『道典』 2:72:2~3)
이 말씀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우주의 주재자가 천지를 다스리는 법도는, 천지신명을 인사에 개입시켜 만사를 이루어[成事] 나가는 신교(神敎)의 도법이라는 사실이다. 신교(神敎)는 본래 인류 문명의 초기에 원시의 성자들이 창도한 제1의 종교이다.
신교는 우주 최고의 조화주신(造化主神)을 중심내용으로 하여, 우주자연의 창조원리, 인류의 종국적인 운명 등을 대국적인 차원에서 밝혀주고 있다.
그러나 실로 허탈한 것은, 오늘의 세대는 신교(神敎)란 것이 있었는지 하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수나 석가, 공자 등 세계종교의 성자들은, 이 제1의 종교 신교(神敎)에서 전해준 우주 조화신의 진리세계를 좀더 구체적으로 밝혀준 상제님의 사역자들이다.
상제님이 지상에 강세하시기 전에 최수운 대성사에게 내린 천명도 인류 문화의 시원종교인 신교를 구원의 정신으로 부활시켜 역사에 선포하라는 것이었다.
신교는 우리 동방 한민족 정신문명의 젖줄이자 최초의 정교(正敎)요, 국교이며 민족의 정통신앙이다. 그러나 근래의 무지한 일부 학자들과 대중들은 이를 샤머니즘, 애니미즘 등의 원시시대의 신앙으로만 알고 있다.
증산 상제님은 ‘참 진리’가 드러나고 성숙되어 가는 대국적인 천지의 창조원리를 이렇게 말씀해 주신다.
*삼천(三遷)이라야 내 일이 이루어지느니라.(『道典』 6:64:8)
우주의 역사정신을 주재하시는 상제님은, 종교의 법술을 내놓으실 때도 먼저 문명의 뿌리되는 어머니 종교인 신교(神敎)를 탄생케 하고, 다음은 이 신교의 내용을 세 가지의 도맥(유·불·선)으로 구체적으로 전개하여 발전[長]케 하고, 최종적으로 가을개벽기를 타고 천상과 지상 문명을 성숙케 할 때, 판밖의 제3의 진리(초종교)로써 이를 통일하여 마무리지으신다.
이것은 ‘뿌리·탄생(신교) → 분열·성장(제2의 종교) → 성숙·통일(초종교, 무극대도)’로 세 번 옮겨가면서[三遷] 인간을 구원하는 우주의 역사정신 때문이다.
삼천(三遷)은 삼단계의 시간과정을 거쳐 성숙하는 우주사의 대변화 과정을 말한다.*
죄로 먹고 살아가는 선천 시간대는 인간이 천지의 조화기운으로부터 화생되어(생겨나서) 자신을 닦아가는 자수(自修)과정, 즉 자기 성장과정이다.
여기에 사람들에게 자기 수행의 길을 제시하고 선천 상극시대에 가급적 사랑과 자비를 베푸는 삶을 살도록 함으로써, 역사와 문명을 진보시킨 역할을 한 선도자가 바로 제2의 종교인 것이다. 따라서 이 때는 자신을 알지 못하는 무지가 가장 큰 죄이다.
왜냐하면 이들 제2 종교의 교조들은 내면의 무한한 가능성[神性, 佛性]을 계발하여 자기들과 같이 자유인으로 거듭나라는 것을 구원의 핵심내용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편적인 세계구원의 실현은 불·선·유·기독교 등 제2의 종교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주의 가을 대개벽을 실현하는 판밖의 제3의 보편진리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다. 지금은 천지의 추수기를 맞아 선천 상극의 분열기운을 타고 무수한 이단으로 대립하고 분파되던 제2의 종교 시대가 막내리고, 제1의 뿌리진리와 성장기 제2의 종교진리를 수용·통일하는 제3의 결실진리가 출현하는 역사의 대전환기이다.
바로 이 인류문명사의 대개벽시대를 열기 위해 나온 새 시대의 새 진리가 동방땅 한민족의 증산도인 것이다.
제3의 새 진리(초종교) 출현의 불가피성
요즘의 개벽시대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마음이나 잘 지키며 살아가겠다며 종교에 몸살난 표정을 짓는다. 이것은 지금 제2의 종교가 진리적 한계에 부딪혀 인류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제2의 종교는 제3의 초종교에 의해 개벽되고 통일되어야만 할 중차대한 시기에 와 있다.
천지의 시공 구조의 변화에 따라서 그 때마다 인간정신의 인식 차원도 다르게 변화한다. 그리하여 우주의 시간대가 가을의 대개벽기, 성숙기에 이르면 선천문화의 유·불·선·기독교와는 차원이 다른 새 진리가 출현하는 것은 자연의 이법이기도 하다.
즉, 소우주인 인간은 우주 대자연의 시공의 영향권 아래에서 삶을 영위해 나가게 되므로, 인류문명의 대국적인 진리의 틀은 우주의 선천시대(봄, 여름)와 가을의 후천시대에 각기 다르게 짜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류 문명의 모체인 신교의 정신을 확립하고, 이들 제2의 4대 종교의 모순과 대립을 모두 종결지을 ‘제3의 초종교 출현의 불가피성’을 상제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지난 임진왜란에 정란(靖亂)의 책임을 ‘최 풍헌(崔風憲)이 맡았으면 사흘 일에 지나지 못하고, 진묵(震?)이 맡았으면 석 달을 넘기지 않고, 송구봉(宋龜峯)이 맡았으면 여덟 달 만에 끌렀으리라.’ 하니, 이는 선도와 불도와 유도의 법술(法術)이 서로 다름을 이름이라. 옛적에는 판이 작고 일이 간단하여 한 가지만 따로 쓸지라도 능히 난국을 바로잡을 수 있었으나, 이제는 판이 넓고 일이 복잡하므로 모든 법을 합하여 쓰지 않고는 능히 혼란을 바로잡지 못하느니라. (『道典』 4:7)
이 말씀의 핵심 요지는, 제2의 종교는 지구촌 동서문명의 한 영역씩을 맡아 각 문화권의 정신적 기반이 되어왔으나, 이제는 통일과 성숙의 우주문명의 개벽기가 임박하여 유·불·선·기독교를 제3의 결실진리로 거두어들이지 않을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우주의 자연섭리와, 그 섭리를 주재하는 절대자는 항상 일체로 작용하여 만물을 화생·성숙시킨다. 동서고금의 성자들이 수천 년 전부터 외쳐오던 그 구원의 메시아는 하늘과 땅의 때가 무르익는 가을개벽기가 도래해야, 비로소 지상에 오시어 세계인류를 구원하고 문명의 열매를 거두는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제2종교의 성자들은, 궁극적인 구원의 진리를 펼치시는 우주의 주재자를 ‘옥황상제(도교), 미륵부처(불교), 상제 혹은 천제(유교), 창조주 하느님 혹은 천주님(카톨릭·개신교)’ 등으로 호칭해왔는데, 이는 명칭만 달리할 뿐, 결국은 동일한 천지의 통치자 하느님 한 분을 지칭하는 말이다.
일찍이 『정역』을 펴낸 김일부(金一夫) 대성사도, 가을개벽 시대를 맞이하여 대도(大道) 진리를 여시는 우주삼계의 절대권자이신 상제님의 지상강세를 후천의 우주를 여는 최종결론적 관건으로 선언했다. 또한 이 상제님이 바로 기독교의 참하느님(天主님)이시며 성숙의 도(道)를 열어 주시는 불교의 미래불인 미륵불이라고 말씀하셨다.
일부 대성사의 이러한 개벽문화의 선포는 세계구원의 최종 결론이기도 한 것이다.
우주조화옹은 선천 윤역의 시공을 완전히 개벽시켜, 성숙 운동을 하는 판밖의 시공궤도인 제3의 가을(후천) 정역(正易)시공에서 자신의 이상과 구원을 매듭짓는다.
온갖 죄악과 불합리가 난무하는 오늘의 이 시대상을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오직 판밖에서 성사(成事)되는 가을 대개벽의 천지도수와 구원정신을 깨쳐야, 스스로를 구원하고 또한 민족과 인류를 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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