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부터 코로나19까지, 박멸되지 않는 변종 바이러스
<인류를 위협한 주요 전염병-자료: 서울대병원 의료계>
①천연두-유행 시기는 1900년대. 원인균은 베리올라 바이러스. 주요 증상으로 발열, 통증, 전신 발진. 사망자는 최소 3억 명 이상.
②흑사병- 유행 시기는 1300년대 중반. 원인균은 페스트균. 주요 증상은 발열, 전신 통증. 사망자는 최소 7500만 명 이상.
③사스- 유행 시기는 2002년. 원인균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주요 증상으로 발열, 두통, 오한, 설사. 사망자는 750명 이상.
④메르스- 유행 시기는 2015년. 원인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1. 주요 증상으로 고열, 기침, 호흡 곤란. 사망자는 520명 이상.
⑤코로나19- 유행 시기는 2019년 말부터. 원인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 주요 증상으로 발열, 기침, 호흡 곤란. 사망자는 2000명 이상 진행 중.
(인류의 재앙 전염병)①천연두부터 코로나19까지…박멸되지 않는 변이종 바이러스
입력 : 2020-02-24 06:00:00 / 수정 : 2020-02-24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인류의 역사에서 전염병은 끊이지 않는다. 인류의 등장 초기부터 다양한 형태로 생존을 위협해왔다. 각종 전염병은 역사의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도 했다. 의학기술이 부족한 시기 숱한 목숨을 앗아갔던 전염병은 기술 발전 이후에도 약물 남용의 틈을 파고들어 다양한 변이종의 형태로 여전히 인류를 위협하는 중이다.
인류 최초의 전염병은 '천연두'가 꼽힌다. '두창' 또는 '마마'로 불리기도 하며 정확한 최초 발병 시기는 모르지만, 고대 이집트 미이라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될 만큼 오랜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베리올라(variola)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천연두는 2주 정도의 잠복기 이후 급작스러운 발열과 두통 등의 통증을 동반하며 온몸에 발진을 일으킨다.
1600년대 수적 열세였던 스페인군이 아즈텍 제국을 무너뜨린 배경에도 천연두의 대유행이 작용했고, 비교적 최근인 20세기만 해도 최소 3억명 이상이 천연두로 사망할 만큼 위협적이다. 최대 치사율은 90%에 이른다. 하지만 1796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종두법을 개발한 뒤 예방접종이 보편화 되면서 1970년대 후반 마지막 환자가 보고됐다. 즉, 인류가 정복한 최초의 전염병이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0년 천연두 박멸을 공식 선언한 상태다.
중세 유럽에서 대유행한 흑사병(페스트)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남아 있다.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지닌 페스트균이 쥐가 사람을 물 때 전파되는 급성 열성 감염병이다. 흑사병은 1300년대 중반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서 창궐해 7500만명에서 2억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많은 인구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부족해진 농노의 처우가 격상되면서, 봉건제도를 무너뜨릴 만큼 파급력이 대단했다.
증상에 따라 세가지 형태(가래톳형, 패혈증형, 폐렴형)로 구분되지만 갑작스런 발열과 전신 통증 등의 증상이 특징으로 꼽힌다. 낮은 확률이지만 환자 체액과의 접촉, 호흡기를 통한 감염도 가능하다. 흑사병의 경우 백신이 존재하지만 그 효과가 절대적이지는 않다. 다만 이틀 내 발견하면 항생제 투여를 통한 치료가 가능하다. 백신과 항생제 발달로 최근 유행은 멈춘 상태지만, 지난해 11월 중국 내몽고 자치구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등 여전히 감염 위험이 존재한다.
의학기술 발달이 백신과 항생제 개발로 이어지면서 과거 천연두와 흑사병처럼 손 쓰지 못하고 인류가 전염병에 당하는 일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인간에 의해 급격히 변화 중인 환경과 교통수단의 발달 등 다양해진 변수로 인해 2000년대 이후에도 대형 전염병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은 2002년 11월부터 약 9개월간 전 세계에서 8000명 이상이 감염됐다. 국내에서는 사망자 없이 단 3명의 감염자가 나왔지만, 전 세계적으론 775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10% 내외 치사율을 보였다. 특히 강력한 전염력을 기반으로 홍콩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캐나다 등 단기간 내 급격히 확산되며 큰 파급력을 일으켰다. 박쥐와 사향고양이에서 기인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균이며 독감과 같은 고열, 두통,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퍼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아직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박쥐와 낙타 등이 유력한 감염원으로 지목된다. 사스와 증상 자체는 유사한 메르스의 경우 전염성 자체는 사스에 비해 낮지만 1400여명의 확진자 가운데 521명이 사망하며 30% 이상의 치사율을 보였다. 특히 메르스는 사스와 달리 국내에서도 첫 확진자 이후 한달 내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첫 환자 발생 사태 종식이 선언된 217일 동안 총 186명이 감염돼 38명이 사망하는 등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치사율(20.4%)을 기록했다.
현재 진행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역시 앞선 사스,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가 감염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7만7000명 이상의 확진자와 2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대부분의 사망자가 중국에 몰려있는 데다 전염성 자체는 사스보단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환자에 국내 역시 대구 확진자 발생 이후 폭발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어 명확한 파급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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