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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소식/지구온난화,기후변화

지구온난화의 역습

by 태을핵랑 2020. 6. 16.

지구온난화의 역습

 

지구 온난화의 역습[횡설수설/구자룡]

구자룡 논설위원 입력 2020.01.04. 03:02

 

 

 

겨울철 강원도 앞바다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명태잡이가 한창이었지만 지금은 명태는 자취를 감추고 제주가 주산지인 방어가 풍어를 이룬다.

방어가 붉은대게, 오징어와 함께 동해안의 3대 수산물이 될 정도다. 채널A 예능 프로 ‘도시어부’의 강태공들도 최근 독도 인근에서 ‘방어 사촌’ 부시리를 잡아 올렸다. 지난 100년간 평균 기온 1.5도가 올랐다는 한반도의 아열대화가 가속화하면서 동물 식물 할 것 없이 계절을 헷갈리고 삶의 터전을 옮기고 있다. 여수 오동도의 명물 동백꽃이 서울에서 핀 지는 10년이 훨씬 넘었다.

 

 

▷최근 영국 BBC방송은 북극에서 물범을 잡아 주식으로 하는 북극곰이 캐나다 북동부 허드슨만에 나타나 해수면 위로 나온 흰고래 벨루가의 등을 덮쳐 사냥하는 장면을 방영해 충격을 줬다.

‘남극 빙하의 버팀목’인 빙붕(氷棚)은 기후 온난화로 더욱 심해진 엘니뇨(적도 부근 해수 온도 상승)로 녹아서 산사태처럼 무너져 내리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78년 이후 북극 해빙(海氷)이 10년마다 13%씩 줄어 21세기 중반에 모두 없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극지방 빙하 감소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를 맞는 섬나라가 44개국에 이른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난민’은 1998년 전쟁 난민을 넘었고 2050년에는 1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영화 ‘겨울왕국 2’의 배경인 노르웨이의 서부 순달쇠라 마을 최고기온이 2일 19도로 1월 기온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예년 이 지역 1월 평균기온보다 25도 높은 것이다. 지난해 말 이후 서울 면적의 80배 이상을 태우고 있는 호주 최악의 산불도, 낮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오른 폭염이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은 기후변화 재앙 예고에 가장 민첩하게 반응하고 있다. 의석이 전혀 없던 오스트리아 녹색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26석을 얻은 데 이어 1일 연정 파트너가 됐다. 연립정부는 204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영(0)으로 줄이는 ‘탄소 중립국’을 선언했다. 지난해 유럽의회와 스위스 등에서도 ‘녹색돌풍’이 불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2006년 저서 ‘불편한 진실’에서 “우리가 논박의 여지없이 인정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 죽음, 세금 그리고 인류가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점이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해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의 책임을 내팽개쳤다. 그 대가는 후손들이 지금보다 더 혹독하게 치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구자룡 논설위원 bonhong@donga.com

 

[날씨 이야기]보이지 않는 지구온난화의 역습

입력 2020.02.15. 03:01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바브나무의 돌연사가 이어지고 있다. 열대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바오바브나무는 2000년 이상 살 수 있기에 일생 동안 죽는 것을 보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도 최근 수년간 돌연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18년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오바브나무의 돌연사는 지구온난화로 비롯된,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일어난 현상이다.

바오바브나무의 사례처럼 지구는 지구온난화에 대해 눈에 보이는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유난히 따뜻했던 이번 겨울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 재앙과도 같았다.

 

미국의 기상학자 조 워즈니키에 따르면 미국의 난방 수요는 최근 10년 평균값보다 12% 낮았으며 아시아는 14%, 유럽은 13% 낮았다. 북반구 전체적으로 따뜻한 겨울에 난방 수요를 10% 이상 줄인 셈이다.

난방 수요의 감소는 석유나 천연가스의 소비 감소를 불러왔고,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난방용 화석연료로 꼽히는 천연가스의 경우 미국 선물시장에서 전년보다 가격이 30% 하락한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면 당장 국가 수입의 40%를 석유와 천연가스 판매에 의존하는 러시아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덮칠 수도 있다.

 

최근 전 세계적 이슈가 된 산불도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산불은 큰 연관이 없는 것 같지만 전문가들은 산불 규모가 커지는 이유로 지구온난화 때문에 건조한 지역이 늘어나는 것을 꼽았다. 지난해 11월 발생했던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해 보험사에 청구된 보험금만 14조 원에 이른다.

일본 연구팀이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온난화가 지금 같은 속도로 진행되면 금세기 말 경제적 피해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는 인류의 모든 경제활동의 10분의 1이 지구온난화를 방치한 반대급부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 연구팀은 파리기후협정을 준수해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을 2도 미만으로 억제할 경우 피해액을 세계 GDP의 0.4∼1.2%로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함께 담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미 수조 원의 피해액 예측이 오가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동해에서 명태 대신 제주도가 주산지였던 방어가 잡힌다거나 개구리가 한 달가량 일찍 깨어났다가 얼어 죽는 등 소소한 생태계 변화가 주로 보고되고 있다. 당장 국내 피해가 크지 않다고 지구온난화를 강 건너 불구경 거리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인류는 모든 문제를 과학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개발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는 인류가 지닌 과학의 힘을 비웃듯 이미 실생활을 넘어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 모두가 ‘지구인’이란 자각을 가지고 지구와 더불어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미래엔 과학에 쏟을 재원조차 부족할지 모른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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