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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멋,유머,재미/나의 인생 엣세이

[人生詩] 행복의 먹을 가는 미화원

by 태을핵랑 2026.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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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詩] 행복의 먹을 가는 미화원

 

눈가에 겹겹이 흘러내린 주름은
내가 치열하게 건너온 세상의 무늬일까
올해로 만 예순셋, 저무는 노을 앞에서
가만히 물어본다, 인생이란 무엇이더냐고.

 

가죽 냄새 자욱하던 핸드백 공장과
섬유 회사의 거친 기계 소리를 지나
먼지 뽀얗던 인테리어 건축 현장과
공무원의 서류 뭉치를 뒤로한 채,

개인 용달, 지입차 택배, 택시 핸들까지
길 위에서 온몸으로 부딪치며 흘린 땀방울들.

 

이제는 아파트 외곽의 낙엽을 쓸어내고
화려한 강남 빌딩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묵묵히 닦아내는 미화원의 하루지만
내 가슴속에는 여전히 마르지 않는 샘이 있다.

 

지친 몸으로 돌아와 작은 방 한편,
먹을 갈아 하얀 화선지 위에 서예를 내려쓸 때
거친 나무를 깎아 목공품을 다듬고
캔버스 위에 마음의 풍경을 그림으로 채울 때
나는 세상의 무거운 짐을 비로소 내려놓는다.

 

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내 영혼이 숨 쉴 수 있는 자리를 내어주는 것
그것이 참된 행복의 얼굴이었음을 이제야 안다.

 

하지만 내 영혼의 닻을 내릴 소박한 경제력과
그 배를 움직여 목적지로 가게 할 시간의 바람,
이 두 날개가 평등하게 저울질 될 때
인간은 비로소 자유로이 날아오르는 법.

 

강남 빌딩의 화려한 불빛이 꺼진 밤
통장에 찍힌 작은 월급과 넉넉해진 저녁의 자유를
양손에 공평하게 쥐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만 63세, 누군가는 저문다 말하지만
내게는 가장 찬란하게 꽃피는 개화(開花)의 시간.

오늘 밤에는 은은한 먹향을 맡으며
내가 사랑하는 세상을 그리며
내 남은 생의 가장 행복한 하루를
화선지 위에 꾹꾹 눌러 써 내려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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