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 상극질서와 후천개벽을 맞이해야만 하는 인간의 운명
상극질서와 인간의 운명
하느님은 태초에 인간의 영혼 속에 영원한 생명과 사랑을 주신 것일까?
아니면 시기와 교만의 타락한 마음을 심어놓으신 것일까?
인간의 죄는 과연 전적으로 인간만의 책임인 것일까?
증산도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다음과 같이 내려주고 있다.
이제 예로부터 쌓여 온 원(寃)을 풀어 그로부터 생긴 모든 불상사를 소멸하여야 영원한 화평을 이루리로다. 선천에는 상극의 이치가 인간 사물을 맡았으므로 모든 인사가 도의(道義)에 어그러져서, 원한이 맺히고 쌓여 삼계에 넘치매 마침내 살기(殺氣)가 터져 나와 세상에 모든 참혹한 재앙을 일으키나니 (증산도 道典 4:16:1~3)
우리는 흔히 진리는 유일하고 영원하고 불변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진리(변화의 참 이치)가 현실 우주만유에 그렇게 단순하게 드러나지만은 않는다. 영원불변한, 진리가 현상계에 드러나는 참 모습은 역동적인 변화성 속에서 찾아야 한다. 우주의 창조정신[本體神]은 구체적으로 극(克)과 생(生)의 양면성으로 드러난다. 만물이 처음 생(生)겨나서 커나가는 과정은 서로 극(克)하는 원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초목도 대지를 뚫고 나오는 역(逆)도수의 과정을 거친 이후에야 비로소 대기(大氣)를 쏘이고 해맑은 미소를 짓지 않는가? 인간도 어머니의 피막을 뒤집어쓰고 고통으로 일그러진 울음소리를 터뜨리며 생의 첫출발을 내딛는다. 행복이 눈물과 한숨으로 얼룩진 역경(逆境)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영글어가듯, 모든 생명의 탄생과 성장은 끊임없는 극(克)의 극복과정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주가 만물을 생성하는 양면적 변화원리인 상극과 상생은 천지가 개벽되는 순간부터 우주의 불변의 창조원리로서 성립된 것이다.
선천 우주의 창조원리는 상극(相克)이 주장한다
증산 상제님 말씀의 핵심 뜻은, 인간이 철들어 가는 선천의 성장시대에는 상극(相克)이 천지의 창조원리가 되어 인간의 만사(事)와 만물(物)을 길러낸다는 것이다.
죄로 먹고살아 온 선천 인간
선천 영웅시대에는 죄로 먹고살았으나 후천 성인시대에는 선으로 먹고살리니, 죄로 먹고사는 것이 장구하랴, 선으로 먹고사는 것이 장구하랴. 이제 후천 중생으로 하여금 선으로 먹고살 도수(度數)를 짜 놓았노라. (증산도 道典 2:18:6~8)
상제님이 지상에서 천지공사를 행하시며 선언하신 이 말씀은, 부조리한 삶 속에서 원한을 뿌리며 살아가야만 하는 선천의 우리들에게 선·후천 우주에서의 인간 삶의 실상과 희망의 미래를 밝혀주신 만고의 성언(聖言)이다.
이 대경대법한 말씀을 깊이 음미하여 보라! 선천 상극의 시간대에서 살아가는 모든 인간은 제 자신이 아무리 양심적으로 살아간다고 할지라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한(恨)의 씨앗과 죄악의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흐르는 시간의 초침에서는 느끼기 어려울지 모르나 지금의 이 때는 미성숙된 상극의 시간대이다. 윤도수의 꼬리를 흔들며 흘러가고 있는 선천 시간대의 궤적 위를 내달아 온 인류의 자취를 보라! 무언가 이루어 보려고 나름대로 도전하다 넘어진 수많은 인간들의 회한어린 기억과 눈물 젖은 사연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러한 부자유한 상극의 생장시대에 경쟁자를 제거시켜야 생존할 수 있는 삶의 방식 자체가 죄 아닌 죄를 낳게 되는 것이다.
어머니가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아이를 기르면서 온갖 선을 다하다가, 날 때에 이르러서는 일 분간의 악을 쓰나니 이로써 악이 생기느니라. (증산도 道典 9:216:3~4)
묵은하늘이 사람 죽이는 공사만 보고 있도다. (증산도 道典 5:411:1)
원죄와 윤회, 전생의 업보와 우주의 창조 원리 등을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인간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는 바로 그 순간부터 이미 ‘악의 씨’를 받아 가지고 생겨난다.
상극의 하늘아래 살아온 선천의 인간은 그 속에서, 때로는 폭풍우처럼 닥쳐오는 비정한 운명에 앙알거리며 반항하고 남을 저주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세계는 그칠 줄 모르는 경쟁과 투쟁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고, 인간은 도의(道義)를 따르는 진실된 삶을 살 수 없었다. 그리하여 뜻을 이루지 못한 채 깊은 원(寃)과 한(恨)을 맺고 비극의 인생행로를 걸어왔고, 갈수록 커지는 원한의 덩어리로 뭉쳐진 생명파괴의 폭탄을 가슴에 부여안고 살아온 것이다.
원한이 넘쳐흘러 살기가 폭발하는 이 선천 상극의 시간대는 천지의 순수 성령(聖靈)이 인간을 키우는 때이다. 이로 인해 인간(주체)과 천지(객체)가 부자유 속에서 성숙(통일)을 이루어내기 위한 머나먼 고난의 시간을 걸어왔다. 하지만 앞으로 개벽 후 후천의 만백성은 ‘선(善)의 씨’를 받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이는 선·후천이 교역하는 대개벽과 더불어 우주진리의 얼굴이 상극에서 상생으로 가면을 바꿔 쓰기 때문이다.
천지도 이제서야 어른이 된다
우리는 흔히 어린애들은 싸워야 잘 큰다고 말한다. 때로는 코도 깨지고 팔도 삐고, 또 부모의 말을 안 듣고 불경하게 굴다가 혼나기도 하면서 점차로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철들어 간다. 이처럼 천지도 선천우주의 어린시절[生]과 청년기[長]의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성숙한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 때는 천지성공 시대(天地成功時代)니라.
(증산도 道典 2:43:4)
천지에 변산처럼 커다란 불덩이가 있으니 그 불덩이가 나타나 구르면 너희들이 어떻게 살겠느냐. (증산도 道典 5:227:4)
13 그러므로 내가 이제 그 불을 묻었노라. (증산도 道典 5:229:13)
선천개벽 이후로 홍수와 가뭄과 전쟁의 겁재(劫災)가 서로 번갈아서 그칠 새 없이 세상을 진탕하였으나 아직 큰 병겁은 없었나니, 이 뒤에는 병겁이 전 세계를 엄습하여 인류를 전멸케 하되 살아날 방법을 얻지 못할 것이라.
그러므로 모든 기사묘법(奇事妙法)을 다 버리고 오직 비열한 듯한 의통(醫統)을 알아 두라. 내가 천지공사를 맡아봄으로부터 이 땅의 모든 큰 겁재를 물리쳤으나, 오직 병겁만은 그대로 두고 너희들에게 의통을 붙여 주리라.
멀리 있는 진귀한 약품을 중히 여기지 말고 순전한 마음으로 의통을 알아 두라. 몸 돌이킬 겨를이 없고 홍수 밀리듯 하리라. (증산도 道典 7:33:3~8)
천지는 살아있는 순수 인격체의 거대한 성령이다. 천지의 품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만물은 천지부모가 뿌려주는 기운을 받아먹고 살아가는 소우주로서의 운명을 타고났다. 이제까지 천지는 자신이 낳은 만물을 분열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상극의 변화원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생명과 마음 그리고 인류사를 다스려왔다. 지난날 선천 생장(生長)과정 동안 천지부모가 기혈의 충동을 일으킬 때마다 그 자녀인 인간의 운명은 거세게 파도쳤다. 예측할 수 없이 다가오는 천지의 몸놀림은 인간에게 견디기 어려운 죽음의 재앙을 퍼부었던 것이다. 인간이 대립하며 서로를 죽이는 것보다, 오히려 천지부모가 인간과 만물을 키우는 과정 속에서 극(克)의 기운을 뿜을 때 일어나는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재앙의 충격이 더욱 컸던 것이다. 이는 지난 누천년 동안의 인류역사가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는 바이다.
선천의 시간대에서는 인간과 만물뿐만 아니라 천지마저도 미성숙한 채로 돌고 있다. 그러나 선천의 미완성된 시간대에서 성장의 몸부림을 치던 천지도 우주생명이 완성과 조화의 후천 가을의 완성된 시간대로 뛰어들면, 더 이상 선천에서와 같은 무자비한 재앙의 기운을 뿌리지 않게 된다. 이는 물론 지금의 기울어진 천축과 지축이 다 같이 바로 서게 됨으로써 현실화된다.
인간성숙의 두 공안 : 선악나무와 생명나무
선천에는 상극이 생명창조의 원리로 작용한다. 그러므로 역사의 지평에 터져나오는 상극현실의 모순은 성숙을 향해 가는 인류사에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이는 우주창조의 근본원리에서 보면 인간은 선천개벽기에 선악과를 따먹도록 되어 있으며, 또한 따먹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우주의 창조법도라는 말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선악나무’와 ‘생명나무’는 우주의 본체신이 인간을 길러내고 구원하는 생명의 창조 법도를 이원적(二元的)으로 표현한, 선천 상극우주가 내던지는 공안(公案)이다. 따라서 인간은 선악나무의 열매만을 따먹는 것이 아니라, 생명나무의 열매도 반드시 따먹도록 되어 있다.
다만 인류가 생존해온 지금까지의 시간대는 분열과 상극의 아픔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천지의 봄·여름철의 과도기이므로, 기독교의 창조설화에 선악나무의 상극적 상징성만이 나타나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하늘과 땅의 때가 무르익어 천지의 성숙기인 가을시대가 도래하게 됨으로써 인간은 비로소 상생의 생명나무의 열매(가을의 생명, 우주의 조화옹 상제님의 진리)를 따먹을 수 있게 되었다.
미래 후천문명의 신화는 상극의 선악나무의 상징을 추억 속에 묻어 버리고 상생으로 거듭나는 생명나무의 상징으로 새롭게 꾸며질 것이다.
기쁨과 슬픔으로 수놓아진 선천 상극의 인생의 배는 선과 악, 생명나무와 선악나무, 상생과 상극의 물결이 주기적으로 넘실대는 시간의 파도를 타고 수많은 사연을 그리며 항진(航進)한다. 이 속에서 천지만물은 무궁한 변화세계의 물결을 타고 끊임없이 새롭게 창조되어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천 상극세상에서 인간의 고통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일찍이 예수성자는 이러한 선천천지의 창조 법도에 대해 “평화의 님은 먼저 투쟁의 님이어야 한다(『보병궁의 성약』 113:10)”고 설파하였다. 즉, 인류의 이상적인 평화의 시대는 인간 스스로가 상극시대 동안의 발전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온갖 고난을 극복함으로써 성취된다는 것이다. 오직 고난 속에서만 겁기(劫氣)로 찌들어 있는 묵은 기운과 정신이 철저히 깨지는 것이다. 따라서 일체의 고통(suffering)은 인간을 단련시키는 필요악(必要惡)이다.
결론을 내린다면, 6천 년이나 끌어오면서도 아직 풀지 못하고 있는 기독교의 원죄론(原罪論)에 얽혀있는 선천인간의 타락, 즉 선악과와 생명나무에 대한 공안(公案)은 우주 일년의 전반기인 선천의 상극우주의 창조정신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선악과를 따먹지 않았더라면, 태고시절에 이미 천국이 이루어졌으리라는 주장은 무지에서 나온 단견(短見)일 뿐이다.
기나긴 선천의 상극의 운로를 지나온 지금은, 우주의 상극성을 극복하는 상생의 대도가 인류문명사의 무대 위에 전격적으로 출현하는 가을(성숙)의 대개벽기이다.
천강서를 받고 후천개벽을 선포한 두 성인 : 수운과 일부 대성사
우주 시간대의 대칭성과 개벽에 대한 내용은, 모든 세계종교의 각 경전에 조금씩 언급이 되고 있는 우주 창조의 극치의 문제이다.
기독교의 신약성서에 나오는 “새 하늘 새 땅과 예전의 하늘과 땅”, 불교 『미륵경』의 “그 때(새로운 시간대)에는 기후가 고르고, 사시가 조화되며”라는 내용은 천지와 일월이 새로운 질서로 운행할 것을 암시해 주는 고귀한 말씀이다.
유교의 세계관을 구성하고 있는 역철학에서는 이를 보다 원리적으로 해명해 주고 있다. 특히 선·후천 우주 시간대 구조에 대한 비밀은, 약 6천 년의 장구한 세월이 걸려서 체계화된 『주역(周易)』과 김일부 대성사의 『정역(正易)』에 이르러 그 신비의 베일을 완전히 벗게 되었다.
그리고 이 선·후천 시간대의 내용을 천상의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계시[神敎]받고, 이를 인류구원의 차원에서 전해 주신 분이 바로 동학(천도교)의 교조 최수운 대성사이다. 수운은 연담(蓮潭) 이운규 선생 문하에서 일부와 동문수학하며 역학을 배웠으며, 그 뒤에 홀로 혈심으로 구도정진하여 상제님으로부터 천강서(天降書 ; 侍天主 呪文)를 받고, 후천개벽의 새 우주시대와 하느님의 지상 강세사건을 김일부 대성사보다 먼저 세상에 선포하게 된다.
성인은 우주변국의 흐름을 타고 내려온다
역사적으로 볼 때 역법은, 천체의 주행에 일정한 규칙성과 고유한 주기가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탄생되었다. 즉, 역수(曆數)란 천지일월의 순환변화의 주기도수(週期度數)이다. 본래 우주의 신비를 찾아내는 생명의 상수(象數)에는 물상수(物象數)와 역상수(曆象數)가 있다. 물상수는 만물의 변화모습을 자연수로 파악하는 것이며(하권 1부 참고), 역상수는 천지 시간 변화의 비밀을 자연수의 구성원리와 변화논리로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정역』은 이러한 역상수의 역법을 완성한 문서이다. 다음은 『정역』의 「대역서(大易序)」에 나오는 말씀이다.
우주의 변화가 무궁한 변화로 이루어짐이여!
우주의 변화란 역수(曆數)의 변화내용이니
역수의 시간대 변화가 없다면 성인은 나올 수 없고
시간의 새 질서를 열어 주는 성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우주 변화의 이상은 실현될 수 없음이라.
(聖哉! 易之爲易. 易者曆也, 無曆無聖, 無聖無易.)
일부 대성사는 우주의 시간대에 변화가 있을 때에는 반드시 이 변화의 거대한 흐름을 타고 내려오는 성인이 있어, 그 인물이 우주의 신비와 인생의 섭리를 밝혀 한소식 전한다는 만고의 명언을 전하고 있다.
성인은 중생처럼 아무 때나 윤회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우주의 변화원리에 맞춰 반드시 인류역사 시간대의 크고 작은 개벽기에 오게 됨으로써, 최초의 창조 시간대와 미래 시간대의 변화내용이 밝혀지게 된다는 것이다.
우주 일년의 4대 시간대와 후천대개벽
『정역』에 의하면, 우주에는 각 계절마다 각기 다른 시간대가 있다는 시간의 비밀을 알아낸 성인은 공자이다. 공자는 다가올 미래 대개벽의 360일 시간대를 예고하면서 이렇게 개벽의 한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것은 우주의 조화옹이 우주 대변화의 한 주기를 네 개의 시간대로 운
영하여, 천지와 인간을 생성 변화시키는 기틀을 열어놓는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이 네 개의 시간대 내용을 체계적으로 밝혀놓은 분이 바로 김일부 대성사이다. 『정역』을 보면 이 내용을 다음과 같이 기록해 놓고 있다.(朞는 1년이라는 뜻이다.)
●제요지기(帝堯之朞)는 366일이니라.
●제순지기(帝舜之朞)는 365¼이니라.
●일부지기(一夫之朞)는 375도이니 15를 존공(尊空)하면 정오부자지기(正吾夫子之朞)는 당기(當朞) 360일이니라.(좬正易좭 「金火五頌」)
지금은 시간의 흐름이 미완성되어 있다. 우주를 파도치게 하는 시간의 꼬리인 윤도수(5¼일)가 거세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천지의 시간의 물결도 같이 요동치고 있다. 윤도수(閏度數)란 선천의 6일, 5¼일과 같은 시간의 꼬리를 말한다.
이 대우주에 거세게 일렁이는 선천개벽의 시간의 파도(윤도수)는 그 힘이 너무도 엄청나서 우주의 몸체인 천지일월[天體]조차도 기울게 만든다.
그런데 이 시간의 파도가 잠들어 가는 모습이 시간의 대개벽운동으로 나타난다. 이 말은 시간대도 삼변하며 완전한 우주의 캘린더(calendar) 도수인 360일의 정역(正易)으로 성숙해 간다는 뜻이다.*
우주의 봄철에는 조화력이 목기(木氣)이다. 만물을 극한으로 분열 성장시키는 선천 여름철의 주기(主氣)는 불(火)기운이다. 이 때는 목생화(木生火)하는 상생(相生)의 원리에 의해 시간의 파도가 잠들 때의 변화의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지만(366일 → 365¼일), 천지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는 화극금(火克金)하는 상극(相克)의 원리에 의해 하늘과 땅과 인간 삼계에 걸쳐 엄청난 대변화가 일어난다.
오늘의 인류는 우주가 생장분열기(선천말)에서 결실기(가을)로 바뀌려고 하는 결정적인 운명의 문턱을 막 넘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대의 변화는 천체의 궤도수정으로 일어난다
동서양의 모든 위대한 성자와 철인, 예언가들은 한결같이 지구의 극이동을 대개벽의 가장 큰 변국으로 전해 주고 있다. ‘달의 주기가 완성되기 전에 … ’라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시도 달이 본래의 운행주기를 되찾을 때 비로소 지구의 고통이 멎으리라는 우주 시간대의 비밀을 조금은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이같은 현상은 천지일월이 운행하는 궤도의 형태(타원 혹은 정원)를 결정짓는 윤도수가 선천 윤역의 시간대와 후천 정역의 시간대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로 인해 윤도수라는 시간의 파도가 부침할 때의 충격은 천지만물을 울리기도 하고 웃음짓게도 하는 조화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변국은 단순히 지구 차원에서 그치는 변화가 아니다. 이 때는 태양과 지구와 달을 포함한 태양계 내의 모든 행성의 극이동이 일어난다.
지금은 윤도수의 그물에 걸려 천체 자체가 극(克)의 정신으로 기울어져 있으므로, 태양은 7도, 달 5도, 금성·수성 7도, 천왕성 8도, 해왕성 18도 등 태양계의 모든 행성이 기울어진 채 타원궤도 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이 후천가을의 자유의 시간대로 일제히 뛰어드는 순간을, 노스트라다무스는 “죽음의 날이 생일이 되고 성령은 영혼을 행복하게 만들리라”고 하였다.
동·서양에서 전하는 모든 우주 순환론의 마지막 이야기는 뒤이어 오는 황금의 시대 크로노스와 연결이 되어 있는데(『우주와 역사』), 이것이 우주개벽의 신비에서 암시해 주고 있는 것도 결국은 극이동의 소식으로 귀결된다.
이같은 파천황적인 대변국을 맞이하는 것이 오늘의 우리가 처음이 아님은 지각의 대변동으로 멸망한 대서양의 아틀란티스(Atlantis) 문명의 전설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슬픔과 고뇌와 한(恨)이 뒤범벅되어 있는 지구촌에서, 이처럼 많은 인간이 파산의 문턱에서 대개벽의 변국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우주창조 이래로 지금이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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