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극경세서 어초문대 [5]
漁樵問對 [5]
*편의상 대화부분에서 고기잡이는 `漁` , 나무꾼은 `樵`로 표현했음.
■ 나무꾼이 고기잡이에게 말하였다.
樵 : 당신은 역易의 도道에 알고 있습니까? 외람되지만 좀 여쭙겠습니다. 역易에 태극太極이 있는데 태극太極은 무엇입니까?
漁 : 무위無爲의 근본입니다.
樵 : 태극太極은 양의兩儀를 낳는다고 하는데 양의兩儀는 하늘과 땅을 일컫습니까?
漁 : 양의兩儀는 하늘과 땅의 뿌리인데 하늘땅뿐만이 아닙니다. 태극太極은 나뉘어 둘이 됩니다. 먼저 하나를 얻어서 하나가 되고 그 다음에 하나를 얻어서 둘이 됩니다. 일一 · 이二 를 양의兩儀라고 합니다.
樵 : 양의兩儀는 사상四象을 낳는다고 하는데 사상四象은 무엇입니까?
漁 : 대상大象은 음陰 · 양陽 · 강剛 · 유柔 를 말합니다. 음陰과 양陽이 있은 뒤에 하늘이 생겨나고 강剛과 유柔가 있은 뒤에 땅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입공立功의 근본은 바로 이 극極에 있습니다.
樵 : 사상四象은 팔괘八卦를 낳는다고 하는데 팔괘八卦는 무엇입니까?
漁 : 건乾 · 곤坤 · 감坎 · 리離 · 태兌 · 간艮 · 진震 · 손巽 을 말합니다. 성함과 쇠퇴함 · 마지막과 처음이 그 사이에서 서로 번갈아듭니다. 이어받아 거듭하면 육십사괘六十四卦가 생겨나는데 이로써 역易의 도道가 비로소 갖추어지게 됩니다.
樵 : 복괘復卦로 어떻게 하늘땅의 마음을 알 수 있는지요?
漁 : 먼저 양陽이 다 없어진 뒤에 양陽이 비로소 생겨나는데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생기는 무렵이고 가운데로는 해와 달이 처음으로 한 바퀴 운행한 때이며 끝으로는 성신星辰의 마지막과 처음의 시기입니다. 만물의 죽음과 삶, 추운 계절과 더운 계절이 번갈아들며 낮과 밤이 바뀌는 것이 이 곳에서 나타나지 않음이 없습니다. 하늘땅은 맨 마지막에는 변하는데 변하면 통하게 되고 통하면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상象에 말하기를 선왕先王은 이 날에 이르러 폐관閉關하고 장사꾼과 나그네는 나다니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임금이 방위를 살피지 않는 것은 천명天命을 좇기 때문입니다.
樵 : 무망괘无妄卦는 재앙이라고 하는데 그 까닭을 외람되지만 좀 여쭙겠습니다.
漁 : 망妄은 `속이다`의 뜻입니다. 이 괘卦를 얻으면 반드시 재앙이 있게 됩니다. 속이는 것은 허망함이 있습니다. 천명天命을 좇아 움직였는데도 화禍가 이르면 그것은 화禍가 아니고 재앙[災]입니다. 예컨대 농사꾼이 풍년만 생각하고 부지런히 농사를 짓지 않아 황폐하게 되었다면 어찌 화禍가 아니겠습니까! 농사꾼이 부지런히 농사를 지었는데도 물이 가물어 황폐하게 되었다면 어찌 재앙[災]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상象에 이르기를 선왕先王은 왕성할 때를 만나면 만물을 기르고 속임이 없는 것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樵 : `구괘?卦는 어떤 것입니까?
漁 : 구 는 `만나다`의 뜻입니다. 유柔가 강剛을 만나는 것입니다. 쾌괘 와 정반대입니다. 쾌괘 는 씩씩한 것을 괴롭히면서 시작하지만 구괘 는 씩씩한 것을 만나면서 시작합니다. 음陰이 양陽을 만나면서 시작하므로 구괘 라고 부릅니다. 구괘 를 살펴보면 하늘땅의 마음을 또한 알 수 있습니다. 성인의 덕화德化가 여기에 미치니 번창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상象에 이르기를 명령을 사방에 내리고 서리를 밟듯이 조심하라고 한 것이 여기에 있습니다.
漁 : 봄은 양陽의 첫머리이고 여름은 양陽의 최고조이며, 가을은 음陰의 첫머리이고 겨울은 음陰의 최고조입니다. 양陽이 시작하면 따뜻하고 양陽의 최고조에 이르면 더우며, 음陰이 시작하면 서늘하고 음陰이 최고조에 이르면 춥습니다. 따뜻하면 만물이 생겨나고 더우면 만물이 자라며, 서늘하면 만물이 지워지고 추우면 만물이 죽습니다. 모두 일기一氣이지만 그것을 나누면 넷이 됩니다. 만물을 생生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樵 : 사람이 만물 가운데에서 가장 신령스럽다고 하는데 어째서 그런지 알고 싶습니다.
漁 : 눈으로 만물의 빛깔을 받아들이고 귀로 만물의 소리를 받아들이며, 코로 만물의 냄새를 받아들이고 입으로 만물의 맛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소리 · 빛깔 · 냄새 · 맛은 만물의 체體이고, 귀 · 눈 · 입 · 코는 만인萬人의 용用입니다. 체體에는 정해진 작용이 없고 오직 변變이 작용이며, 작용에는 정해진 체體가 없고 오직 화化가 체體입니다. 체體와 용用이 한데 어울려 뒤섞이는데 사람과 만물의 도道가 이 때문에 갖추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사람도 또한 물체이고 성인聖人도 또한 사람입니다. 하나의 물체에 해당하는 물체가 있고 열의 물체에 해당하는 물체가 있고 백의 물체에 해당하는 물체가 있고 천千의 물체에 해당하는 물체가 있으며, 만萬의 물체에 해당하는 물체가 있고 억億의 물체에 해당하는 물체가 있으며, 조兆의 물체에 해당하는 물체가 있습니다. 하나의 물체가 조兆의 물체에 해당하는 것이 어찌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한 사람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고 열 사람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으며, 백 사람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고 천千 사람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으며, 만萬 사람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고 억億의 사람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으며, 조兆의 사람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조兆의 사람에 해당하는 자가 어찌 성인聖人이 아니겠습니까! 이로서 사람은 만물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나고 성인은 사람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물체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것을 물체 중의 물체라고 하며, 사람 가운데에서 가장 빼어난 것을 사람 중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물체 가운데의 물체는 지물至物을 말함이고 사람 가운데의 사람은 지인至人을 말합니다. 하나의 지물至物은 하나의 지인至人에 해당하니 어찌 성인聖人이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이 성인이 아니라고 하는 것을 나는 믿지 못하겠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일심一心으로 만심萬心을 살피고 일신一身으로 만신萬身을 살피며, 일물一物로 만물萬物을 살피고 일세一世로 만세萬世를 살피기 때문입니다. 또 마음으로 하늘의 뜻을 대신하고 입으로 하늘의 말을 대신하며, 손으로 하늘의 일을 대신하고 몸으로 하늘의 임무를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또 위로 천시天時를 알고 아래로 지리地理를 알며 가운데로 물정物情에 밝고 인사人事를 환하게 알기 때문입니다. 또 하늘땅의 온갖 조화를 죄다 알고 예와 지금을 꿰뚫으며 인물의 겉과 속을 환하게 알기 때문입니다.
아아, 성인이여! 세세토록 성인을 어찌 본받지 않으리오. 저는 눈으로 보아 알 수 없습니다. 비록 눈으로 보아 알 수 없을지라도 마음을 살피고 자취를 살펴서 그 체體와 용用을 찾아 깊이 연구한다면 억만 년일지라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나에게 묻기를 천지의 밖에 따로 천지만물이 있으며 이 천지만물과 다릅니까! 저는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나뿐이 아니라 성인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무릇 지知라는 것은 마음으로 깨달아 아는 것이고 언言이라는 것은 입으로 깨달아 말하는 것입니다. 이미 마음으로 깨달아 알지 못하는데 또 어떻게 입으로 깨달아 말을 하겠습니까? 마음으로 깨달아 알지 못하는 것을 망지妄知라 하고 입으로 깨달아 말하지 못하는 것을 망언妄言이라고 합니다. 내 어찌 망인妄人을 좇아 망지妄知 · 망언妄言을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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