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략은… ‘美 인질’ 석방 카드로 북미대화→경제난 극복
국민일보 기사입력 2018-03-08 05:03
‘통남통미’로 방향 튼 北, 대미 메시지와 전략은?
수석대북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5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집권 7년차 美 상대 승부수
‘제재 못견뎌 대화’엔 민감… ‘체면 세우면서 대화’ 의지
“강경파 포진한 백악관 당장 호응 안할 것” 관측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북 특사단을 통해 미국에 보낸 메시지는 두 가지다. “비핵화 대화를 하겠다”와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해 달라”는 것이다. 미국을 제쳐두고 남북 관계부터 풀려던 ‘통남봉미’ 전략에서 ‘통남통미’로 방향을 틀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집권 7년차에 미국을 상대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히든카드’도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방북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입장을 추가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를 백악관 핵심 수뇌부에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북·미 대화 성사 여부는 정 실장의 방미 때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추가로 밝힌 대미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 외교가에선 일찌감치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가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평창 동계올림픽 시작 전 영국 강연에서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3명을 풀어주는 제스처를 보이면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해결 원칙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에 공감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김정은은 2013년 3월 ‘핵·경제 병진 노선’을 선언한 이후 핵 능력 고도화에 올인해 4년 만인 지난해 말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남은 건 경제 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일이다. “핵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던 그가 태도를 바꿔 미국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한 것은 제재로 인한 경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건 ‘미국의 제재·압박에 견디다 못해 대화에 나왔다’는 지적이라는 평가다. 김정은이 대북 특사단 면담 때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 한 것은 ‘체면을 구기면서까지 대화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연초부터 조선(북한)이 취한 일련의 중대 조치들은 제재와 압박이 초래한 결과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강력한 제재 때문이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미국이 제재·압박 효과를 부각하며 북한을 조일수록 북한은 뒷걸음질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 인터뷰에서 “북·미 모두 앉아서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것은 확인했다”며 “지금 과제는 양측을 어떻게 붙여 놓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이 당장 북·미 대화에 호응하고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지만 대북 강경파가 포진해 있는 백악관이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대화론자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조차 지금은 경기에 나서기 전 운동화를 고쳐 신고 몸을 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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