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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과안전] 곧 닥칠 팬데믹pandemic을 준비하라

by 태을핵랑 2017. 8. 24.

[재난과안전] 피할 수 없는 세균과의 전쟁 곧 닥칠 팬데믹pandemic을 준비하라

최근 중동 호흡기 질환인 메르스MERS가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2002년 발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에도 단 한 명의 사망자를 내지 않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스SARS 예방 모범국이란 평가를 듣던 한국이었다. 5월 2일 첫 확진자 이후 현재(7월 9일 09시 기준)까지 확진자 186명, 사망자 35명, 누적 격리자 16,575명을 기록하며 단숨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발병국이 됐다. 정식 명칭은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이며 사스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이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이후에도 또다른 신종 감염병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 전망한다. 인류와 질병의 끝없는 전쟁,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한국에 상륙한 메르스(MERS-CoV) 그리고 독감


코로나 바이러스는 감기를 일으키는 여러 병원체중 하나이다. 전 세계의 다양한 포유류, 조류의 몸속에서 쉽게 발견되는 흔하고 평범한 바이러스이다. 그러나 변이를 일으키면 사스나 메르스와 같이 인체에 치명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지난 2009년 발생한 신종 인플루엔자 역시 1918년 스페인독감과 동일한 병원체(H1N1)인데 변이를 한 것이다. 당시 WHO에 18,500명의 사망자가 보고되었지만, 이후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약 4억명이 감염되어 284,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발표했다(치사율 0.07%). 이 수치는 매년 계절성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실제 WHO는 신종플루가 발생한 2009년 당해에 이미 신종플루를 일반 계절성 독감으로 분류하였다.

독감의 치사율은 0.1%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2005~2008년 3년간 계절성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평균 2,369명으로 조사됐다. 공기로 감염되는 결핵도 국내에서만 매일 100명씩 새로 감염되고 일 평균 6~7명이 사망한다. 반면 메르스는 2미터 이내의 거리에서 10분 이상 머물 때 감염된다. 감염도 병원내 감염이 대부분이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파되지 않는다. 메르스는 독감이나 결핵처럼 공기로 전파돼 사회 곳곳을 덮치는 질환보다는 전염력이 낮은 것이다. 메르스는 당초 알려진 40%의 치사율과는 달리 약 17%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고 60세 이상의 고령자와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사망자가 많다. 그러나 의료 수준이 낮고 바이러스 조기 검진 역량이 낮은 국가에 메르스가 전파되면 현재의 감염 형태만으로도 대규모 유행을 일으킬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

 

인류사는 전염병의 역사


인류사는 전염병傳染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연두smallpox와 콜레라cholera, 페스트pest(흑사병) 같은 치명적인 질병은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려왔다.

병의 원인을 몰라 미신과 주술이 난무했고, 엉뚱한 사람들이 전염병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희생당하기도 했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질병의 원인이 밝혀지고 숨어 있던 희귀한 질병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1930년대에 전자현미경이 개발되면서 그 동안 괴질로 알려졌던 각종 전염병들을 해부하기에 이르렀다.

전염병이란 세균bacteria이나 바이러스virus 같은 병원체가 인간이나 동물에 침입 증식함으로써 일어나는 질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물의 오염으로 인한 콜레라cholera와 장티푸스腸typhus(typhoid fever), 공기전염에 의한 홍역measles·감기common cold·디프테리아diphtheriae·결핵tuberculosis, 모기에 의한 일본뇌염Japanese encephalitis과 말라리아malaria, 성 접촉에 의한 에이즈AIDS 등은 흔히 볼 수 있는 전염병의 예라 할 수 있고, 그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다. 인류는 새로운 전염병이 생길 때마다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고, 대유행 초기에 감염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병원체의 종류

 

 

질병은 감염성 질병과 비감염성 질병으로 구분한다. 감염성 질병은 병원체인 바이러스, 세균, 원생동물, 진균류(곰팡이) 등의 미생물이 침입하여 발생하며, 비감염성 질병은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이 병원체 없이 일어날 수 있는 질병을 말한다.

- 세균細菌(bacteria)
세균은 세포벽 안에 특별한 소기관 없이 DNA와 세포질로만 구성되며 숙주에 기생한다. 세균은 스스로 외부에 있는 먹이를 몸속으로 받아들여 소화와 흡수를 하며 자체적으로 세포 분열을 한다. 무해한 경우가 많지만 일부 세균은 질병을 일으킨다. 이분법을 통해 빠르게 증식하여 세포에 존재하는 양분을 소모하고 독소를 분비해 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한 후 또 다른 세포를 감염시킨다.

 


- 바이러스(virus)
바이러스는 세균의 1,000분의 1 수준인 훨씬 작은 입자로 오직 전자현미경만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인공적으로 배양할 수는 없으며 살아있는 세포에서만 증식한다. 바이러스는 결정체로도 존재하므로 생물이냐 무생물이냐에 관한 논란이 있지만, 증식과 유전이라는 생물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생명체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는 유전정보와 약간의 단백질이 전부이므로 생리대사 작용 없이 오로지 자신과 똑같은 복사체를 만들어 번식하는 특징이 있다.

- 원생동물原生動物
핵과 세포 소기관을 가지는 단세포 생물로 대부분 운동성을 가진다. 주로 연못 등의 수중 환경에서 서식하면서 세포 분열이나 유성생식으로 번식한다. 일부 기생성寄生性 원생동물은 물을 매개로 하여 말라리아 같은 집단 발병을 일으킨다. 최근 저수지나 민물에서 수영하는 사람의 코를 통해 감염되는 뇌먹는 아메바가 출현하여 주의를 요한다. 치사율이 무려 95%이다.

- 진균류眞菌類
효모yeast, 버섯mushroom, 곰팡이filamentous fungi 등의 균사菌絲로 이뤄진 다세포 생물이다. 광합성을 하지 않고 다른 생물이 만든 양분을 이용해 살아간다. 포자胞子를 만들어 번식하는데 습하고 따뜻한 곳에서 발아한다. 곰팡이는 문화적으로 치즈, 소시지, 템페(Tempeh), 간장, 된장, 고추장 같은 음식을 생산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penicillin도 푸른곰팡이에서 추출한 것이다.

면역免疫과 백신vaccine

 

면역 반응은 백혈구와 체액이 관여한다. 백혈구가 관여하는 것을 세포 면역, 체액이 관여하는 면역을 체액 면역이라고 한다. 우리의 면역 체계는 기억력이 좋다. 한 번 싸운 바이러스는 기억하여 더 잘 싸울 수 있는 항체抗體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연습용 바이러스를 넣으면 진짜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그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기가 유리해진다. 이렇게 연습용으로 우리 몸에 투입하는 약한 바이러스가 바로 백신vaccine이다. 초기에는 사死백신인 죽은 바이러스로 백신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오늘날은 의학의 발달로 살아 있는 바이러스도 인위적으로 독성을 없애거나 힘을 미약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을 생生백신이라고 한다. 이렇게 백신을 우리 몸에 미리 넣는 것을 예방 접종이라고 한다.

우리가 어릴 때 보건소에서 맞은 예방접종은 대부분 생백신이다. 홍역, 볼거리, 풍진, 수두 같은 바이러스를 독성만 약화시켜 산 채로 몸에 집어넣은 것이다. 바이러스를 열이나 포르말린으로 죽여서 몸에 집어넣는 죽은 백신보다 효율이 좋아 지금도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생백신은 에볼라나 천연두처럼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를 다룰 때, 자칫 환자의 면역체계가 백신을 이겨내지 못하면 끔찍한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생백신은 치명적 질병에는 섣불리 사용하기 어렵다. 현재 실용화되어 있는 생백신으로는 두창, 폴리오, 마진, 풍진 등이 있고 불활성화 백신으로는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폴리오, 광견병 등이 있다. 최근에는 재조합 DNA 기술에 의한 새로운 백신개발의 길이 열렸다.

 

대한민국 법정 감염병 <개정 2010.1.18>

 

각국은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전염병(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을 방지하고, 예방과 관리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과거 역병이나 괴질로 불리며 두려워했던 병들이 오늘날의 법정 감염병이 되었는데 병의 심각성에 따라 법률로 지정된 감염병은 다음과 같다.

- 제1군 감염병 : 마시는 물 또는 식품을 매개로 발생하고, 전염 속도가 매우 빠르며 국민 건강에 미치는 피해가 너무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감염병 ☞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간염

- 제2군 감염병 : 예방 접종을 통하여 예방 및 관리가 가능하여 국가 예방 접종 사업의 대상이 되는 전염병 ☞ 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폴리오, B형 간염, 일본뇌염, 수두

- 제3군 감염병 :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하여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방역대책을 세워야 하는 전염병 ☞ 말라리아, 결핵, 한센병, 성홍열, 수막구균성 수막염, 레지오넬라증, 비브리오 패혈증, 발진티푸스, 발진열, 쓰쓰가무시증, 렙토스피라증, 브루셀라증, 탄저, 공수병, 신증후군 출혈열(유행성 출혈열), 인플루엔자,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AIDS), 매독,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및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 제4군 감염병 :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한 전염병, 재출현한 전염병,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행성 전염병으로 빠른 시일 내에 방역 대책을 세워야 하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전염병 ☞ 페스트(흑사병), 황열, 뎅기열, 바이러스성 출혈열, 두창(천연두), 보툴리눔 독소증, 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SARS),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야토병, 큐열, 웨스트나일열, 신종 감염병 증후군, 라임병, 진드기매개뇌염, 유비저, 치쿤구니야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메르스(2015년 추가)

-제5군 감염병 : 제1군 내지 제4군 전염병 외에 유행 여부의 조사를 위하여 감시가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전염병 ☞ 회충증, 편충증, 요충증, 간흡충증, 폐흡충증, 장흡충증

주요 전염병 치사율


 

 

 

역사를 뒤흔든 전염병들

 

최초의 전염병, 천연두smallpox

 

천연두天然痘(시두時痘; 두창痘瘡; 포창疱瘡)는 인류에게 가장 큰 절망과 자신감을 동시에 안겨준 전염병이다. 20세기에만 3억명이 숨졌고 역사적으로 5억명 이상이 희생됐다고 추정될 정도의 끔찍한 바이러스로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인류가 최초로 완벽하게 정복한 전염병이기도 하다. 천연두는 속칭 손님, 마마媽媽라고도 불리는데 고열과 전신에 나타나는 특유의 발진이 주요 증세이다. 기원전 1160년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5세가 천연두로 사망한 것이 이 병의 첫 사례로 기록돼 있다. 천연두는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1519년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한 스페인 군대는 천연두에 걸려 죽은 시신을 이용해 원주민들을 무차별 학살하였다. 수천만명에 달한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몰살시킨 것도 총이 아니라 천연두를 앞세운 유럽인의 전염병이었다.

천연두의 치사율은 30~90%이다.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Edward Jenner가 1796년 ‘종두법’이라 불리는 우두접종법을 발견하기 전까지 천연두의 치사율은 90%까지 치솟았다. 종두법 이후 천연두 발병률은 서서히 줄었고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박멸됐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천연두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실제 미국과 러시아는 천연두 바이러스 표본을 과학연구 목적으로 실험실에 보관하고 있다. 9.11테러 이후 생물학 무기로서의 천연두 위협이 현실화되자 미국 등 군사 강국들은 천연두 예방백신을 만들어 보유 중이다. 2004년 이후 주한미군에 3세대 천연두 예방 접종이 의무화되면서 한반도에는 사실상 천연두 바이러스가 상륙하였다. 국내에서는 21년만인 지난 2002년에 천연두가 법정전염병으로 다시 지정되었다.

현대판 흑사병, 에이즈AIDS

 

1980년대초, 현대의 흑사병이라 불리는 에이즈AIDS가 등장했다. 에이즈는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으로 바이러스가 인체 면역세포에 직접 침투해 생명을 앗아가는 질병이다. 따라서 이 병에 걸리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도 싸울 힘이 없어 감기만 걸려도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 의사가 에이즈 환자들에게 “절대 감기에 걸리면 안 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이즈는 1981년 최초로 세상에 알려졌는데 WHO 추산 현재까지 약 3,900만명이 사망하였다. 이는 공식적으로 최근 100년간 유행한 전염병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것이다.

에이즈는 원래 아프리카 원숭이가 걸리는 감기 같은 병이었는데 사람으로 옮아오면서 심각한 질병이 되었다. 에이즈는 감염 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아도 면역결핍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약 10~12년 정도 걸린다. 발병 당시에는 치료법과 약물이 없어 대다수의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으나, 항바이러스제의 개발과 투여로 인해 감염자의 생존율이 높아져 현재 에이즈는 만성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에이즈 첫 감염자가 28년째 생존 중인 만큼 꾸준히 치료하면 생존할 수 있다. 특별한 경우지만 2010년에 에이즈 완치 사례도 발표되었다. 하지만 매년 에이즈로 많은 사람이 희생되는데 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기구에(UNAIDS)에 따르면 2006년 290만명, 2013년 150만명이 각각 사망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누적 감염자가 약 8,600명이며 이 중 1,5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감염 경로는 모두 성 접촉에 의한 것이다.


 

최고의 골칫거리, 인플루엔자influenza(독감)

 

일반인에게 ‘독감’으로 알려져 있는 인플루엔자는 A형 또는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질환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카멜레온처럼 모습을 자주 바꿔 변종을 만든다. 인플루엔자는 표면 항원인 적혈구응집소(H)와 뉴라민분해효소(N)의 유전자 변이를 통해 매년 유행하는 게 특징이다. H와 N의 종류는 각각 16개와 9개이기 때문에 독감 바이러스는 이론적으로 144가지나 나올 수 있다. 게다가 변이를 일으킬 경우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불리는 인수공통人獸共通 전염병인 H5N1 바이러스는 2003∼2007년 278명을 감염시켜 60%인 168명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가장 크게 유행한 것은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이다. 마치 감기에 걸린 듯한 증상을 보이다가 폐렴으로 발전하는가 싶더니 환자의 피부에서 산소가 빠져나가면서 보랏빛으로 변해 죽어가는 병이다. 50%의 높은 감염률과 치사율이 2%인 스페인 독감은 1차 세계대전과 맞물려 전 세계 인구의 3~6%에 해당하는 2,500만~5,000만명이 희생되었다. 우리나라도 당시 740만명이 감염되었고 14만명이 사망했다. 스페인 독감의 병원체는 H1N1으로 28만명의 사망자를 냈던 2009년의 신종플루(치사율 0.07%)와 같은 병원체이다. 다만 신종플루는 인간과 돼지 인플루엔자 사이의 유전자 재배열에 따른 것으로 4종류가 발견되었고 모두 H1N1의 아형亞型(sub-type)이다. WHO에서 밝힌 계절성 독감의 사망자 수는 연간 25~50만명에 이르며 치사율 0.1%이다. 우리나라도 매년 결핵과 비슷한 숫자인 2,500명 이상이 독감으로 사망하고 있다. 한편 스페인 독감을 계기로 독감 예방접종 문화가 시작되었다.

죽음의 전령자, 흑사병Black Death

 

중세 유럽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은 흑사병黑死病(Black Death; 페스트pest)은 인류 역사에 기록된 최악의 범유행 사건 중 하나이다. 1347년 상선 함대 하나가 시칠리아의 메시나 항에 당도했다. 이 배의 선원들은 이상한 전염병에 걸려 있었으며 당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부 사망하였다. 이것이 유럽에 흑사병이 전파된 첫 계기였다. 그때부터 흑사병은 순식간에 퍼졌고 불과 3년여 만에 유럽 전역을 휩쓸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500만~6,0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두 숫자 사이의 간격은 흑사병의 지속기간과 지역별 사망자 집계차이에 기인한다.)

흑사병이라는 이름은 1883년에 붙여졌다. 피부가 혈소 침전에 의해 검게 변하는 증상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병의 시작은 중앙아시아로 추정되는데 중국 기록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유럽에서 흑사병 위세가 한창이던 1348~1354년 사이에 중국 각지에서도 흑사병 확산이 있었다. 이 때는 몽골의 원나라 시대로 비단길을 오가던 상인들에 의해 흑사병이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1억 2천만명이던 중국 인구 중 30%가 사망하였다. 흑사병은 파스퇴르가 19세기말 병원체인 페스트균의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발견하면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으나, 위생시설이 불량한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도 매년 발병하고 있다. 초기 흑사병의 치사율은 거의 100%에 달했으나 현재는 30~70% 수준이다.

 

강력한 수인성 전염병, 콜레라cholera

 

1817년 인도에 새로운 병이 유행했다. 몇 시간 만에 건강한 사람을 시체로 만들 정도로 하루에 20~30차례 격렬한 설사와 구토를 유발했다. 사람들은 흑사병이 무서운 병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사적으로 흑사병보다 더 많은 사람이 콜레라로 죽어갔다. 가난과 비위생적인 환경이 만들어낸 병이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이 침투하여 급성 설사를 유발시켜 중증의 탈수가 빠르게 진행되는 전염병이다. 가장 오래된 콜레라 기록은 기원전 300년경이며, 세계적인 유행성 확산을 한 것은 19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이다. 전염력이 매우 강력해서 지금까지 7차례 유행하였다. 19세기 콜레라 치사율은 50~70%였으나 20세기 이후에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콜레라 치사율은 50%이상이었다. 최근 국지적으로 유행하는 콜레라는 치료하지 않는 경우 25~50%의 치사율을 보이며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 항생제를 사용하면 치사율을 1% 이하로 낮출 수 있게 되었다.

1817년 제1차 대유행 당시 우리나라에도 콜레라가 확산되었다. 호열자虎列刺로 불린 이 병은 지역별로 사망자가 수만~십수만명에 이른 것으로 보고되었다. 1807~1835년 사이에 1천만명이던 조선의 인구가 100만명 가량 줄어든 것을 보면 제1차 콜레라 사망자 수는 100만명 정도라 추산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1821년 9월 18일에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열 명 중 한두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다”라고 하였으니 당시 치사율은 80~90% 이상이었다. 1859~1860년 두 번째 유행한 콜레라로 우리나라에서만 50만명이 사망하였고, 1895년경에도 수만명이 사망했다. 감염 증상을 일으키려면 1억~100억개 정도의 많은 수의 균이 필요하다.

모든 질병의 왕, 결핵tuberculosis

 

결핵結核(tuberculosis)은 기원전 7천년경 석기 시대의 화석에서 그 흔적이 발견된 이래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전염병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200년 동안 10억명의 사망자를 낸 결핵은 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Robert Koch가 병원체인 결핵균을 발견하면서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질병의 왕이란 수식어답게 전 세계 인구의 약 30%인 20억명이 결핵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1초에 1명씩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감염된다고 모두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대개 접촉자의 30%가 감염되며 감염된 사람의 10%가 결핵환자가 된다. 감염 후 1~2년 안에 50%가 발병하고 나머지 50%는 그 후 일생 중 면역력이 약해지는 때 발병하게 된다. 최근 약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결핵이 출현하여 치사율을 26~50%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2011년을 기준으로 추정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800만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연간 약 100만명이 결핵으로 사망한다(치사율 12.5%). 그리고 이들 환자 대부분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있는 후진국에 몰려 있기 때문에 결핵은 대표적인 후진국 병으로 인식된다.


우리나라도 한때 ‘결핵 왕국’으로 불릴 만큼 환자가 많았다. 지금도 국민의 3분의 1인 약 1,500만명이 감염 중이고 환자 수는 17만명에 이른다. 해마다 35,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며 2,500명 이상이 사망한다. 더불어 국내 결핵 발병률과 사망률은 OECD 가입국 중 1위이고 결핵 발병률은 미국의 20배, 독일의 15배에 해당하며 사망률은 미국의 10배에 이른다. 국내 결핵 치사율은 7.4%로 신종플루의 100배에 달한다. 1953년 대한결핵협회가 창립되면서 결핵퇴치 재원마련을 위해 ‘크리스마스 씰’을 매년 발행하고 있다.


 

모기가 전파하는 병, 말라리아malaria

 

말라리아malaria 또는 학질瘧疾은 모기가 옮기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결핵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전염병이다. 세계적으로 약 33억명이 말라리아 발생 위험지역에 살고 있고, 매년 2~3억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여 200만명이 사망한다. 주로 열대 지방에서 발병되며 전체 사망자의 약 87%가 아프리카 지역의 5세 미만 어린이들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가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면서 말라리아나 뎅기열dengue熱 같은 열대성 전염병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 예방약이 있지만 복용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말라리아에 걸릴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 또 현재까지는 말라리아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이 없어 그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방법 이외에는 사실상 예방법이 없다. 1970년대말 우리나라에서 토착성 말라리아는 자취를 감추었으나 1993년 휴전선 근처에서 군인이 감염된 것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4,141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되었다. 말라리아의 치사율은 치료하지 않는 경우 10% 이상, 치료해도 0.4∼4%의 환자가 사망에 이른다.

최근 100년간 유행한 10대 전염병(사망자 기준)

 


 

곧 다가올 무서운 손님, 시두時痘(천연두天然痘)


2001년 9·11사태 이후 전 세계가 생화학 테러의 위험에 빠지면서 시두時痘(천연두天然痘)가 다시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시두 바이러스를 무기로 시두가 재발할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WHO의 천연두 박멸 선언이 무색할 정도로 한반도는 이미 천연두 발병 후보지가 되었다. 북한은 세계 3위의 생화학무기 보유국으로 한반도 안보의 제1의 위험요소이다. 사용방법에 따라 1천톤이면 한반도에서 4천만명을 살상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신성택 미국 몬트레이대학 교수는 뉴스한국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대한민국은 전혀 꿈도 꿀 수 없는 각종 생물학전 관련 기술을 북한은 이미 확보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1954년 미생물연구소를 설립하면서 현재 13종의 생물학 작용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보툴리늄 독소는 이미 무기화를 완료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북한이 생물학 무기를 사용한다면 전파력과 치사율이 높은 탄저병과 천연두가 1순위로 꼽힌다. 진드기나 들쥐 등 매개 동물을 통해 콜레라와 같은 전염성이 강한 병원균도 평시에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국방부는 북한의 생물학무기 공격은 특수전 부대와 항공기, 기구, 오염된 인원 및 동물 등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생물학무기 운용은 제한적이긴 하나 개전 초에 사용할 가능성과 평시 테러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천연두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치료법은 없다. 백신만이 유일한 대비책인데 WHO의 천연두 근절선언(1980년) 이후 천연두 백신접종은 실시되지 않고 있다. 기존에 예방접종을 한 사람도 유전자를 변화시킨 슈퍼 천연두 앞에선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천연두와 비슷한 질병들

 

홍역measles : 홍역紅疫은 홍역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며 전염성이 강하여 감수성 있는 접촉자의 90% 이상이 발병한다. 주로 어린이에게서 나타나며 환자의 기침이나, 가래 등을 통해 전염된다. 열이 오르고 기침이 나고 눈이 충혈되며 온몸에 발진이 돋는다. 특별한 약이 없으며 피부를 긁지 않고 외출을 삼가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다. 한번 걸린 후 회복되면 평생 면역을 얻게 되어 다시는 걸리지 않는다.

수두chickenpox : 수두水痘는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생기는 피부 질환이다. 환자와 접촉하거나 환자가 만졌던 물건을 만지거나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1~2일간 열이 나고 입맛이 없고 머리가 아프며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나타난 후 발진이 돋는다. 발진은 수포, 딱지로 변한다.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보통 일주일 정도면 저절로 낫는다. 세균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수포를 긁지 않고 폐렴에 걸리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항바이러스제를 쓴다.

대상포진herpes zoster : 대상포진帶狀疱疹은 일명 ‘띠단독丹毒’이라 불리는데,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에 잠복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보통은 수일 사이에 피부에 발진과 특징적인 물집 형태의 병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해당 부위에 통증이 동반된다. 대상포진은 젊은 사람에서는 드물게 나타나고 대개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발병한다. 하지만 최근에 젊은층의 발병률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동의보감의 천연두 처방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보면 두창痘瘡(천연두)에 대한 신비한 처방법이 눈에 띈다. ‘태을구고천존太乙求苦天尊’ 6자를 주문처럼 읽으라는 대목이다. 여기서 ‘태을구고천존’은 예로부터 ‘태을신太乙神’, ‘태일신太一神’으로 불려왔다. 증산도의 주문 ‘태을주太乙呪’에 나오는 ‘태을천 상원군太乙天 上元君’님이 바로 그분이다. 사실 주술呪術을 통해 병을 치유하는 방법은 동서양 인류의 원형문화였다. 그것이 금세기에 와서 서양에서부터 다시 부활하고 있다. ‘소리의학’(Sound Medicine) 분야에서 주문(만트라Mantra)을 읽어 영성을 개발하고 병을 치유하는 방법이 새로운 트렌드trend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주문 수행을 하면 수승화강이 이루어져 몸의 면역력과 생명력이 강화된다. 그 힘으로 온갖 삿된 기운과 병마病魔를 자연스레 물리칠 수 있다.

▶두창과 태을구고천존 (太乙救苦天尊)
『東醫寶鑑(동의보감)』「雜病篇(잡병편)」「小兒(소아)」에 나오는 구절로 원문은 다음과 같다. [服梅花方] 服梅花可免出痘 十二月收梅花不拘多少陰乾爲末煙 蜜丸如 實大 每一丸好酒化下 #念太乙救苦天尊一百遍妙不可言#『種杏』
매화(花)를 복용하면 두창이 나오는 것을 면할 수 있다. 음력 12월에 매화를 채취하는데 많고 적음을 구애받지 말고 응달에 말려서 가루를 낸다.

감실만한 크기의 환을 만들어 매번 1환씩 좋은 술로 녹여 먹으면서, 태을구고천존을 일백 번 외우면 묘하기가 말로 다할 수 없다.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대유행)’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행동요령


 

인간이 질병에 감염된다는 건 인체의 면역체계가 병원체에 패배했음을 뜻한다. 건강한 사람도 강력한 치사율을 가진 세균과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병에 걸리지만, 적어도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내 몸을 병원체에 내줘서는 안 될 것이다. 면역력이 약해지는 대표적인 원인은 세균감염, 과로와 수면부족, 운동부족, 급격한 체온변화, 당과 탄수화물 과다섭취, 과도한 스트레스, 중금속이나 먼지 등을 많이 마시거나 인공화학합성물을 섭취하는 경우 등을 꼽을 수 있다. 항상 생활 속에서 청결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길러 불시에 닥칠 전국적 혹은 전 세계적인 전염병의 대유행(팬데믹pandemic)을 대비해야 한다.

깨끗한 손 씻기 (1일 8회, 1회에 30초 이상 씻기)

 

세균은 비옥한 토양이나 물속에 많다. 1g 속에 약 30억 마리 이상의 세균이 있는데 이 세균들은 인체의 손을 통해 몸속에 쉽게 침투한다. 우리 몸의 1kg이 이 세균들로 채워져 있는데, 손에 있는 세균만 없애도 질병의 80%, 식중독의 90%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우리 손에 있는 세균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가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식중독 세균 1마리는 10분당 2배, 시간당 64배씩 증가하는데, 4시간이 경과하면 1,600만 마리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래서 손이 세균에 감염된 채 눈이나 코, 입을 만지면 세균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와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특히 돈을 만지고 난 다음이나 화장실에 다녀온 후, 재채기를 한 다음 손을 깨끗이 씻지 않으면 각종 세균에 감염될 수 있다. 지역 사회에 전염병이 돌 때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손을 씻을 때는 흐르는 미지근한 물에 손을 적신 다음, 비누를 충분히 묻혀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손바닥을 마주쳐 문지르고 손가락 사이, 손톱 밑도 깨끗히 닦아야 한다.

 

손 씻는 방법에 따른 세균제거 효과 실험 (식품의약품안전청)


 

 

 

세균이 많은 대표적인 물건 10가지 (출처: 행정공제회)

 

세균을 피하려면 가지 말아야 할 곳이 바로 병원이다. 의외지만 최근 병원감염을 일으키는 메르스 사태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병원은 세균과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 중 하나이다. 가능하면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의료진의 제복은 세균 덩어리란 사실을 잊지 말자. 〈미국감염통제저널〉에는 병원에서 입는 의사와 간호사 제복의 60% 이상이 위험한 세균에 오염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려있다. 그러므로 몸의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환자 간병은 물론 병문안도 자제해야 할 일이다. 생활용품 중에서 세균이 많은 것들을 알아보자.


▶침구류: 침구류는 수많은 진드기와 그 배설물들로 가득한 곳이다. 사람 몸에서 나온 각질과 분비물은 세균과 진드기의 영양분이 되어 세균번식을 촉진한다. 주 1회 햇빛에 건조하고 2주에 한 번은 60℃ 이상의 물에서 세탁해야 한다.

▶스마트폰: 현대인들의 생활필수품 스마트폰. 손에 있는 세균이 그대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는데 그 양이 화장실 변기의 3배 이상이다. 알코올에 묻힌 티슈로 닦거나 스마트폰 살균기에 수시로 살균해주자.

▶브래지어: 여성이라면 매일 착용하는 브래지어. 사실 브래지어는 세균들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몸에서 나는 땀 등의 노폐물로 쉽게 오염되고 습한 상태로 오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손빨래로 깨끗하게 하는 것이 좋다.

▶카드: 지폐와 마찬가지로 카드도 악성세균으로 득실거린다. 지갑은 구입 후 버릴 때까지 청소하지 않고 지폐와 손의 세균들로 오염되므로 카드가 더러운 것은 당연하다. 소독 가능한 천으로 자주 닦아주자.

▶핸드백: 핸드백 구입 후 한번이라도 청소해 본 경험이 있는가? 핸드백은 세균투성이로 변기보다 약 20배 이상 검출되기도 한다. 화장 브러쉬 등을 대충 넣어놓으면 세균이 얼굴로 옮겨갈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주어야 한다.

▶주방 스펀지(수세미): 주방 스펀지는 가정에서 가장 더러운 물건이다. 주방 스펀지 표면 2.5㎠당 약 1천만 개의 균이 있다.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한 달에 2~3회는 스펀지를 교환해야 한다.

▶도마: 도마에는 무려 변기의 200배에 달하는 세균이 서식한다. 도마는 고기와 야채 등 양질의 영양분이 넘쳐나기 때문에 세균이 살기에 안성맞춤이다. 균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항상 깨끗하게 씻어서 말려놓아야 한다.

▶수도꼭지: 욕실 수도꼭지는 변기의 약 20배, 주방 수도꼭지는 변기의 약 40배의 세균이 살고 있다. 주방이나 욕실을 청소할 때 놓치기 쉬운 수도꼭지도 꼭 청소해주어야 한다.

▶리모컨: 가족 모두가 사용하는 리모콘. 마찬가지로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세균투성이라 할 수 있다. 천에 알코올을 묻혀 닦아주면 된다.

▶칫솔: 칫솔에는 변기의 60배에 달하는 세균이 있다. 사용 후 제대로 씻어내지 않으면 5대 균인 대장균, 포도상구균, 녹농균, 살모넬라균, 뮤탄스균(충치균)을 포함한 500여 종의 세균들이 번식할 수 있다. 칫솔에 있는 세균은 아무리 깨끗이 씻고 털어도 없어지지 않는다. 최소 3개월 단위로 칫솔을 교체하고 아프고 난 후에는 재감염 위험이 있으니 칫솔을 바꾸는 것이 좋다.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


체온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자. 최근 50년 동안 사람의 평균 체온이 0.3~1도 이상 낮아지면서 잔병치레를 하는 사람의 수가 급증했다는 보고가 있다. 찬 음식이 들어오면 위장이 이를 따뜻하게 데워 소화시켜야 하는데, 반복해서 들어오면 위장이 점점 힘을 잃어 장의 온도마저 내려가 결국 면역력이 떨어지게 된다.
•물을 충분히 마시자.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든다. 이 느낌은 몸의 면역 체계가 카페인을 제거하기 위해 시동을 걸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독성 물질 제거를 위해선 많은 수분이 필요하다. 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카페인을 없애기 위해 두세 잔의 수분을 같이 내보내는 것이다. 커피뿐 아니라 청량음료, 약 등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맹물을 하루 6~8잔 마셔주면 면역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단 찬물은 자제해야 한다.
•자세를 바꾸자.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면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하고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어깨를 펴고 가슴을 살짝 앞으로 내밀면 자연스럽게 배의 근육과 척추가 펴진다. 근육은 열을 내는 부위이다. 바른 자세는 자연히 배에 힘이 들어가 근육을 긴장시키며 체온유지에 도움을 준다.

운동과 수행생활

•하루에 한 번 확실히 움직여 땀을 빼라. 운동은 체온을 높여 면역 반응을 개선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땀이 나면 체온이 1도 상승하고 면역력은 5배 상승한다. 움직이지 않고 인위적으로 땀을 빼는 사우나나 몸을 대신 움직여주는 기계는 전혀 운동하는 의미가 없으니 참고하자.

•점심에 산책을 하자. 하루 30분씩 걷기 운동을 하면 굽은 척추가 똑바로 펴질 정도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질병 억제 효과가 있는 비타민D는 오직 햇볕에 의해서만 합성된다. 최소한 일주일에 3회씩, 1회에 15~20분 이상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수행을 생활화하자. 생활 속에서 틈나는 대로 수행을 해서 몸의 내성耐性을 길러주자. 특히 주문 수행은 병病 치유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평소 건강할 때 주력呪力을 축적하여 불시의 일에 대비하여야 한다. 태을주太乙呪 주문의 경우 간편하게 따라 읽을 수 있어 누구나 행할 수 있다.

호흡

•깨끗한 공기를 마시자. 운동으로 혈액순환이 활성화되면 부족한 산소가 온몸에 전달된다. 배기가스가 많은 도심보다는 되도록 맑은 곳에서 운동을 해야 질적으로 좋은 호흡을 할 수 있다. 주변에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 아파트 주변도 괜찮다.

•복식호흡을 습관화하자. 힘든 일이 있으면 자꾸 한숨이 나온다. 이것은 몸이 깊은 숨을 원한다는 뜻이며, 독소로 인해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져 면역체계가 이를 뱉어내려는 것이다. 깊은 호흡은 스트레스를 완화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므로 의식적으로 깊이 숨을 쉬어줄 필요가 있다.

•숨만 쉬는 시간을 만들자. 매일 취침 전후로 숨만 쉬는 시간을 갖자. 숨쉬기 운동은 방어 기능을 맡은 편도선, 임파선 등이 활성화되어 나쁜 균을 쉽게 물리치게 되고 자가치유 능력이 좋아진다.

음식

•선조들의 밥상을 재현하라. 전 세계적으로 18세기 동양에서 먹던 먹거리를 건강한 음식으로 인정하고 있다. 현대 화학첨가료와 인스턴트 음식을 멀리하고 선조들의 밥상에 올라가는 음식을 중심으로 먹어보자.

•추천식품. 한방에서는 현미, 메밀, 된장, 참깨, 시금치, 다시마, 마늘, 녹용, 사삼, 구기자, 오미자, 영지 등을 추천한다. 양방은 유산균, 마늘, 생강, 인삼(홍삼), 버섯, 녹차, 강황, 양파, 사과, 파인애플, 기타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추천한다.

생활

•장 건강에 힘쓰자. 면역력의 90%가 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은 몸에 필요한 영양과 수분을 흡수하고 유해 물질을 통과시켜 밖으로 배출한다. 음식은 몸에 직접 들어가므로 장 건강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알려진 음식들은 소화과정에서 독소를 내뿜고 장벽을 자극해 손상을 입힌다. 잦은 음주와 흡연은 장벽의 세포를 괴롭히는 일이고, 불규칙적인 식사 역시 장의 시스템을 헷갈리게 하니 주의해야 한다.

•머리 염색을 줄이자. 인체는 염색제 성분을 독소로 여기며 격한 반응을 보인다. 두피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 화학물질을 신장이 걸러내 방광으로 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신장과 방광의 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 월 1회 이상 염색을 한 여성의 방광암 발병률은 그렇지 않는 여성들보다 2배 높다.

•잠은 규칙적으로 많이 자자.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잠을 자는 동안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어 온몸의 조직을 새로 교체하고 손상된 세포를 복구한다. 수면 시간은 인체가 스스로 정화하고 면역 시스템을 튼튼히 하는 과정이다. 잠이 부족하면 면역체계가 혼란을 느껴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다. 부족한 잠을 낮에 보충하거나 주말에 몰아 잔다고 해서 모자란 성장 호르몬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매일 1~2시간씩 더 일찍 자는 생활을 1~2주 정도 하면 면역체계가 정상화된다.

•욕심을 버리자. 스트레스는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자율신경自律神經(autonomic nerve)에 큰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혈관이 가늘어져 산소와 영양공급이 부족해진다. 또한 몸이 차가워지고 면역력도 30% 이상 떨어지게 된다.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은 주변 환경이 아니라 그 환경에 부응하려는 자신의 욕심임을 명심하자. 종종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을 보내면 스트레스가 줄어 면역 반응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재난시대 생존법] 위생과 청결 편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불량한 위생 상태로 목숨을 잃는다. 현재 제대로 된 화장실과 하수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인구는 26억 명이나 되며 전염병 사망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청결한 위생은 질병의 확산을 막고 가족의 사기를 끌어올려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이것은 인체의 면역력을 유지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재난이 발생해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면 당장 화장실과 위생 문제가 당신을 괴롭힐 것이다. 도시의 위생 시설이 파괴되었을 때를 대비한 쓰레기 처리방법은 생존 우선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해야만 한다.

화장실

사람은 매일 소변 1~1.5리터와 대변 0.5kg을 배출한다. 아무리 깔끔한 사람이라도 파리 같은 해충과 배설물 앞에서는 꼼짝할 수 없다.

▶마당이 있을 때 (단독주택)
마당이나 야외 빈 공간이 있다면 간이 화장실을 만든다. 땅을 파고 항아리나 큰 플라스틱 통을 묻은 후 판자나 천 등으로 주변에 가림막을 만들면 된다. 적당한 배변 통이 없다면 구덩이를 파고 볼일을 본 다음 묻어도 된다. 공간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참호를 파면 좋다. 참호는 많은 가족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위생적인 야외 화장실이다. 단 수인성 병균 예방을 위해 화장실과 식수 공급원은 60m 이상 떨어져야 한다.

▶마당이 없을 때 (아파트 등 공동주택)
아파트 거주자들은 뚜껑 있는 원통형 용기나 밀폐 가능한 통에 배설물을 저장할 수 있다. 20L 플라스틱 통을 쓰레기봉투로 두 겹으로 싸 놓으면 비상용 변기가 된다. 용변을 본 뒤 살균제를 뿌리고 다음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통을 밀폐한다. 쓰레기봉투 사이에 잘게 자른 신문지를 넣고 통을 감싸면 냄새 흡수에 좋다. 다 차면 큰 쓰레기봉투에 모았다가 기회가 될 때 처분한다. 비상사태를 대비해 집에 크고 작은 비닐봉투, 신문지, 큰 통, 큰 지퍼백, 살균제 등을 넉넉히 준비해두자.

▶화장지
용변 후 화장지로 처리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갖고 빈부의 차이를 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화장지 발명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우리나라도 70년대 들어 부유층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빈민굴이나 시골에서는 손가락과 물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사막에서는 손가락과 모래로 처리하기도 한다. 재난시 화장지의 가치는 매우 높고 구하기도 힘들다. 대용품으로는 돌, 막대기, 풀, 나뭇잎, 눈, 나뭇가지와 관목, 헝겊조각, 신문 등이 있다.

청결

▶목욕과 샤워 : 마음대로 씻을 수 없는 상황에서 온몸에 냄새가 진동하면 짜증날 수밖에 없다. 지저분한 상태로 모여앉아 비상식량을 먹으며 견디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깨끗한 몸은 마음자세에도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간단한 방법을 알아두면 좋다. 물 0.5L 정도를 끓인 후 천천히 수건을 넣어 물이 스며들게 한다. 적당히 따뜻한 상태에서 수건으로 온몸을 구석구석 닦는다. 더러워진 수건은 세탁하거나 태양열에 쏘인 뒤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적을 때는 분무기로 샤워를 하면 좋다. 분무기로 물을 뿌린 뒤 헝겊이나 작은 수건을 이용하여 몸을 닦으면 된다.

▶칫솔 : 칫솔은 평소 넉넉하게 챙겨두자. 낡은 칫솔은 훌륭한 청소도구가 되기도 한다. 치약은 과대평가된 면이 있긴 하지만 챙겨두면 좋다. 치약과 칫솔이 없다면 헝겊 조각에 소금이나 그 대용품인 베이킹 소다를 묻혀 치아와 잇몸을 깨끗하게 닦아주자. 버드나무나 미루나무에는 치석을 없애주는 살리신과 포플린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작은 나뭇가지를 잘라 끝부분을 씹은 후 칫솔 삼아 치아에 문질러준다.

▶기름진 머리 : 약간의 베이비파우더를 두피와 머리카락에 뿌린다. 기름기를 없애주지는 못하지만 머리를 감아야 할 때를 조금이라도 늦추어준다.

▶물이 필요 없는 세정제 : 유난히 냄새가 잘 나는 부위는 알코올 성분이 든 제품이나 종이, 키친타월, 헝겊 조각 등으로 닦아준다. 특히 물이 부족할 때 물이 필요 없는 손 세정제는 매우 실용적이다. 악취는 분위기를 망치는 주원인이며 피부병을 퍼뜨리므로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소독용 알코올, 알코올이 함유된 로션, 페이스크림, 물티슈, 물이 필요 없는 손 세정제는 훌륭한 위생용품이다.

시체처리법

일반적으로 시체의 미생물은 살아 있는 건강한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염병으로 사망한 시체의 혈액과 체액은 감염될 위험이 높다. 사체에서는 배설물이 새어 나오는데 직접 접촉을 통해 위장 감염이 이뤄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사체의 배설물 한 방울에는 수백만 마리의 세균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시체를 다룰 때 꼭 지켜야 할 사항
•시체를 만질 때 흡연이나 취식은 금물이다. 입과 눈, 코를 만져도 안 된다.
•반드시 일회용 라텍스 장갑이나 비닐장갑을 낀다.
•안면은 마스크나 안경 또는 헬멧을 착용하고 가운과 앞치마를 사용한다.
•체액이 묻은 신체 부위는 깨끗하게 닦는다.
•가능하면 시체 운반용 자루를 사용한다. 비닐로 시체를 돌돌 말아도 된다.
•시체 매장은 물 공급원에서 최소 60m, 지하수면에서 1.5m 이상 이격한다.
•간소한 장례의식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이별의 자리를 마련한다. (정리 안영만)

◈ 출처
위키피디아 http://ko.wikipedia.org
리빙센스 http://www.mlounge.co.kr
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코디 런딘, 루비박스)

월간개벽. All rights reserved.

 

 

글출처: 월간개벽 http://www.greatop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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