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나 돈이 많길래....대출 안받고 17억짜리 아파트를 사나?
17억 강남 아파트 구매자 79%는 대출 한푼 안받았다
김충령 기자 입력 2018.09.08. 03:08
본지, 서울 주요 아파트단지 8곳 3년간 거래 분석해보니
지난 2월, 경기 남부에서 온 부자(父子)가 최근 '평당 1억원'으로 화제가 됐던 서울 서초구 반포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한 채를 샀다. 매매 가격은 6개월 전보다 2억원이나 더 오른 23억8000만원이었지만 대출 한 푼 끼지 않고 전액 현금으로 치렀다. 현지 공인중개사는 "가지고 있던 집 몇 채를 처분해 자금을 마련했다고 들었다"며 "비(非)강남권에서 현금을 손에 쥐고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손님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가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 단지 8곳을 골라, 전용면적 84㎡ 1개 동(棟)씩 총 470가구의 최근 3년간 거래를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한 결과, 강남권 고가(高價) 주택일수록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하는 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투기 세력이 은행 대출을 이용, 강남 집값을 끌어올린다고 보고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은행 대출보다는 자산가의 현금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아파트 매입, 대출 의존도 4.8% 서울 강남권에서 반포아크로리버파크와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도곡렉슬, 송파구 리센츠 등 4개 단지 229가구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했다. 2016년 이후 매매가 이뤄진 아파트는 모두 24가구. 평균 매매가격은 17억원이었다. 소유권 이전일에 은행으로부터 근저당권이 설정된 아파트는 5가구로, 집을 산 사람 21%만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다. 나머지는 모두 현금을 내고 아파트를 샀다. 최대 24억원을 현금으로 내고 아파트를 산 사람도 있었다. 대출을 받은 사람만 따졌을 때 대출액 평균이 4억원 정도였고, 현금 구매자를 포함한 전체 대출 의존도는 4.8%에 그쳤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8·2 부동산 대책 이후 매물 실종으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강남 아파트 시장은 현금 동원력 좋은 자산가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강남 아파트는 이미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뒤 월급으로 원리금을 매달 갚아 나가는 식으로는 매입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강남 쏠림 현상'도 확인됐다. 강북이나 지방 등 비(非)강남 3구 거주자가 강남 아파트를 사는 비중은 8·2 대책 전 21.4%에서 8·2 대책 이후 50%로 급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가 다주택자를 집중적으로 옥죈 결과, 강북과 수도권 각지 부자들이 '똘똘한 한 채' 전략으로 바꿔 강남 아파트를 사들인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현금성 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사람이 27만8000명으로 1년 새 15.2% 늘었다. 이들 중 43.7%인 12만2000여 명이 서울에 살며,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줄이겠다'는 사람은 5.3%에 불과했다.
◇강북도 25%만 대출받아… 도심권은 과반이 대출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성북구 길음래미안과 노원구 건영3차 아파트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람은 25% 정도였다. 이 지역들은 집값 대비 전세금 비율이 75% 이상이어서 '갭(gap) 투자'(집값과 전세금의 차액만 투자해 집을 사는 것)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평균 2억3800만원 정도를 금융권에서 빌렸다. 구매자는 대부분 원래 강북에 거주하던 사람들이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좋은 교육 환경을 찾는 실수요자와 갭 투자자가 섞여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대출 의존도는 9.8%였다.
다만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마포구와 성동구 등 도심권 아파트는 강남 아파트에 비해 대출 의존도가 훨씬 높았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성동구 옥수리버젠을 조사한 결과, 평균 거래 가격은 9억원. 전체 매수자 27명 가운데 15명(55.5%)이 평균 3억3800만원 정도를 대출로 충당했다. 대출 의존도는 14%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수억원을 대출해도 매달 원리금 상환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는 의미"라며 "자산은 적지만 소득이 높은 월급 생활자가 강남 대신 도심권 아파트로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출이 많으면 전세 받기가 어려운 만큼, 실거주 수요가 많다는 의미도 된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정부는 대출만 규제하면 집값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강남 고가 아파트와 강북 외곽 아파트 시장을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라는 결론이 가능하다"며 "'월급 모아 집 사려는 실수요자'가 대출 규제 정부 정책의 최대 피해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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