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공동 창업자,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에 ‘돌직구’
한겨레 기사입력 2018-01-12 19:56
[한겨레]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페이스북 통해
“기술 부작용 생기면 중국식으로 통제부터, 유구한 관료제·통제사회 역사의 영향”
17년전 이메일 통제 시도 사례 소개하며 “반복되는 역사의 한 장면 보는 것 같다”
“항상 새로운 기술에 의한 서비스가 나오고 부작용이 생기면 한국은 일단 중국식으로 생각하고 통제·조치하라는 움직임이 먼저 생깁니다. 유구한 관료제, 통제 사회 역사의 영향입니다.”
네이버 창립멤버 출신의 김정호(50) 베어베터 대표가 1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법무부가 거래소 폐쇄까지 언급하는 등 정부가 고강도 가상화폐 규제를 추진하는 것을 비판하고 나섰다. 일단 통제·규제하고 보려는 행태를 문제삼았다. 그는 “미국·유럽·일본이 폐쇄하지 않으면 우리만 폐쇄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창의력을 발휘해 잘 해결하겠죠”라고 바램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글에서 “반복되는 역사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17년 전 당시 정보통신부 차관이 주요 포털 대표를 불러 이메일 보급에 따른 청소년 악영향 방지 대책 논의를 위한 회의를 열었던 일화도 다음과 같이 상세히 소개했다. 가상화폐 규제를 놓고도 어디에선가 이같은 ‘바보짓’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17년 전. 갑자기 정보통신부 차관님 주재 회의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고 서울 광화문 케이티빌딩 꼭대기 층 회의실에 갔더니 야후, 다음, 네이버 등 3개 회사의 대표급을 앉혀놓고 공무원들이 공격을 시작합니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호통치기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요즘 무료 이메일 서비스가 무분별하게 제공되어 청소년들도 쉽게 이메일 계정을 만들 수 있는데, 청소년들이 쓰는 이메일 주소로 음란, 도박, 폭력, 자살을 조장하는 메일까지 아무런 통제 없이 대량 수신되고 있음.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포탈은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가? 언론에서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고, 학부모 단체에서 성명을 내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당신들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 않는가?’
중간 휴식 시간에 모두들 황당해서 말을 못하고 있다가 그냥 제가 총대를 메기로 했습니다. 다음이나 야후보다 늦게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해서 괘씸죄로 폐쇄되어도 피해가 덜하고 화가 나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 답변은 이랬습니다.
첫째, 현행법 상 이메일을 무단으로 열람할 수 없다. 법이 없어도 하면 안 된다.(중국이나 북한에서는 가능)
둘째, 포털사업자가 스팸메일 대량 발송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피해를 보고 있다.(하드디스크 구매)
셋째, 스팸메일 대량 발송으로 돈을 버는 업체를 알고 있다.
이후 저에게 질문이 집중됐습니다.
“이런 나쁜 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하고 돈을 버는 업체가 누구인가?”
“우리가 회의를 하고 있는 이 건물의 주인인 케이티입니다.”
당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직접 운영했던 회사가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 스팸메일을 발송할 수 있었습니다. 케이티의 시장점유율은 55% 정도였습니다.
갑자기 정회가 선언되고 우당탕탕 부산하게 속닥거리더니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라고 선언됐습니다. 뭐야? 청소년 보호 대책을 만들어야지. 그냥 이걸로 끝? 케이티 이메일 발송 서비스가 문제가 아니잖아요? 포탈이 보낸다니까 그게 아니라고 한 건데 이걸로 그냥 끝이라니? 어휴 ㅠㅠ
그 날 회사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나 지금이나 같은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삼성에스디에스 인사담당 출신으로 1999년 이해진 등과 함께 네이버를 창립했고, 이후 엔에이치엔·한게임 대표와 엔에이피엔차이나 대표 등을 지냈다. 지금은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창업해 경영하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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