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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숨겨진 힘

by 태을핵랑 2018. 3. 8.

덕후, 숨겨진 힘

 

1. 덕후를 아시나요?

 

덕후는 한 분야에 미칠 정도로 빠진 사람을 의미하는 일본말 ‘오타쿠’를 한국식 발음으로 바꿔 부른 ‘오덕후’의 줄임말이다.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대상을 발견해 몰두하며 전문성을 쌓는 덕후는 자신과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정보를 교류한다. 과거 덕후는 비호감의 상징이었다. 취미 생활에 빠져서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고 사교성도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가’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발전했다.

MBC의 예능 프로그램 <능력자들>은 우리 사회의 덕후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앵무새 덕후, 소방서 덕후, 마요네즈 덕후, 매운맛 덕후, 롤러코스터 덕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출연해 자신의 덕력을 공개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쓸데없는 짓 하고 다닌다고 욕먹었을 일들이 지금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전문가로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도 덕후들의 취향에 관심을 쏟고 있다. 덕후의 소비 패턴이 전체 소비를 선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덕후들은 주변 소비자들에게 전문가로 인정받기 때문에 그들의 소비 패턴과 의견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TIP
미드:
미국 드라마의 줄임말. 주로 케이블 채널과 주문형 비디오를 통해 방영된다.

SF, 공포, 코미디, 액션, 수사, 사극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있으며, 국내 드라마의 주요 소비층이 아니던 20~30대를 드라마 마니아로 만들고 있다.

동호회: 같은 취미를 가지고 함께 정보를 나누면서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관심과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동호회의 분야도 다양해졌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발견한 사람들이 동호회 활동을 통해 ‘관심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2. 덕후가 뜬다!

 

1)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는 덕후들

 

만약 누군가 우논 친구들에게 ‘덕후’라는 별명을 붙여 준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나요? 어쩌면 속상할지도 모르겠어요. 과거에는 덕후가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거든요.

주로 만화나 게임 등 특정 관심사에 깊이 빠져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덕후들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덕질을 혼자 즐기는 취미 생활에만 그치지 않고 관련 정보와 덕질 후기 등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덕후들이 관련 상품 개발에 도움을 주는 등 경제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어요. 음지에서 활동하던 덕후가 이제 마니아, 능력자라고 불리는 이유랍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도 덕후의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어요.

 

덕후 용어 정리
* 덕후 : 특정 관심사에 깊이 빠져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 1970년대 일본에서 생겨난 단어 ‘오타쿠’를 한국식 발음으로 줄여서 부르는 말.
* 덕질 : ‘덕후’와 무언가를 하다는 뜻의 ‘질’이 합쳐진 말. 덕후의 취미 생활을 의미.
* 입덕 : ‘입문’과 ‘덕후’가 합쳐진 말로, 새로운 분야의 덕후가되었다는 뜻. 반대말은 탈덕.
* 성덕 : 성공한 덕후의 줄임말.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거나 덕질 대상과 만남이 성사된 경우 등.
* 덕심 : ‘덕후’와 ‘마음’이 합쳐진 말로, 덕질 대상을 향한 애정 어린 마음을 의미.
* 덕력 : 덕후의 공력을 뜻하는 말. 덕질의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함.
* 덕밍아웃 : ‘덕후’와 ‘커밍아웃’이 합쳐진 말로, 스스로 어떤 분야의 덕후임을 공개하는 것.
* 덕업일치 : ‘덕후’와 직업을 뜻하는 ‘업’이 일치한다는 말로, 덕질이 직업이 된 경우.

 

2) 덕후의 취향을 저격하라!

 

덕후가 능력자로 대접받기 시작하면서 ‘덕후 경제’라는 말까지 생겨났어요.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 행태를 뜻해요.

특히 ‘수집형 덕후’는 덕질 대상과 관련된 상품, 아이템 등을 꾸준히 사 모으기 때문에 덕후 경제의 아주 중요한 소비자예요.

좋아하는 연예인의 앨범, 잡지, 굿즈1) 등을 열심히 모으는 팬클럽이 가장 대표적인 예죠. 이외에도 피규어 덕후, 프라모델 덕후, 캐릭터 덕후, 운동화 덕후 등이 있어요.

이러한 수집형 덕후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도 활기를 띠고 있답니다.

혹시 부모님과 함께 맥도날드에서 해피밀 세트를 사 먹고 캐릭터 피규어를 받은 적이 있나요? 맥도날드는 수집형 덕후를 타깃으로 한 굿즈 마케팅의 선두주자예요.

몇 년 전부터 해피밀 세트를 주문하면 슈퍼마리오, 스누피, 미니언즈 등의 캐릭터 피규어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해 왔는데, 그때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서 ‘해피밀 대란’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죠. 굿즈 마케팅은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각종 화장품 브랜드에서 카카오톡이나 라인프렌즈의 캐릭터 등이 그려진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사은품 이벤트로 캐릭터 굿즈를 제공하고 있어요. 이 사은품을 받기 위해 책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정도라고 해요.

이처럼 덕질에 과감히 투자하는 덕후들의 특징을 파악한 기업들이 굿즈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요. 실제로 굿즈 마케팅은 매출 상승과 시장규모 확대에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어 덕후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마케팅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요.

 

3) 덕질이 가치 있는 콘텐츠로

 

소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덕후는 이제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로도 주목받고 있어요. 과거에는 자신의 취향을 숨기면서 혼자 덕질을 즐겼다면, 지금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깊이 있는 정보를 공유하면서 더욱 전문가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는 곧 덕후가 가진 전문적인 지식과 열정이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예는 연예인 덕후들이 직접 찍은 연예인 사진을 활용해 포토북이나 달력을 만들어서 파는 거예요. 미드나 일드 덕후들은 직접 자막을 만들어 제공하는 재능 기부를 하기도 하죠. 덕질이 자신의 직업이나 사업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인사들 중에도 성공한 덕후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한 사람을 예로 들어 볼까요?

스티브 잡스는 어렸을 때부터 디자인 덕후로 유명했어요.

잡스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에 따르면 잡스는 이사한 집을 꾸밀 가구를 8년 동안 골랐다고 해요. 디자인에 대해서는 거의 집착인 수준이었죠.

하지만 이런 깐깐함 덕분에 지금의 아이폰이 존재할 수 있었어요.

특유의 깔끔함과 모던함, 실용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요. 스티브 잡스 외에 성공한 덕후로 또 누가 있는지 알아볼까요?

 

(그래프)우리나라 캐릭터 시장규모수집형 덕후들의 충성도가 가장 큰 캐릭터 시장은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4) 덕업일치의 주인공을 찾아라!

 

컴퓨터 덕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이자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로 유명한 마크 저커버그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 덕후였어요.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혼자 힘으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했거든요. 11살에 아버지가 운영하는 치과의 사무용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고등학생 때는 음악 재생 프로그램 ‘시냅스’를 만들기도 했죠.

시냅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AOL2)에서 인수 제안을 했을 정도였답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제안을 거절하고 하버드대학교에 진학했어요. 그곳에서 페이스북을 만들었죠.

초기의 페이스북은 하버드대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커뮤니티 같은 프로그램이었는데 점차 지역과 사용자가 확대되면서 지금은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SNS가 되었어요.
웹 분석기관 시밀러웹이 발표한 최근의 통계를 보면 페이스북 하루 이용자 수는 약 11억 명, 한 달 이용자 수는 약 17억 명에 달한다고 해요. 정말 많죠?

페이스북으로 크게 성공한 컴퓨터 덕후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지분 99%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과 함께 기부 덕후라는 별명도 얻었답니다.

비행기를 사랑한 백만장자, 하워드 휴스
하워드 휴스는 20세기 최초의 백만장자로, 당시에는 누구도 쉽게 시도하지 못했던 분야에 도전한 모험가였어요. 특히 그는 비행기 덕후로, 어렸을 때부터 비행기 조종이 취미였다고 해요. 실제로 그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조종사이기도 했어요.

직접 설계한 비행기를 타고 세계 최고의 비행 속도를 세우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비행기 덕후로서 휴스가 세운 가장 큰 업적을 꼽으라면 바로 ‘헤라클레스’일 거예요. 정확한 명칭은 ‘휴스 H-4 헤라클레스’로, 1947년에 완성된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예요. 이 비행기는 날개의 길이가 무려 97.54m인데 아직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답니다. 휴스는 이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기도 했어요.

시속 130㎞로 바다 위를 약 2㎞ 정도 날았죠. 하지만 그것이 헤라클레스의 처음이자 마지막 비행이 되고 말았어요. 비행기의 몸집이 워낙 커서 실제로 운용3)하기에는 효율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비행기 덕후 휴스의 일대기는 영화 <에비에이터>로 만들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답니다.

 

휴스 H-4 헤라클레스https://en.wikipedia.org/wiki/Howard_Hughes#/media/File:H-4_Hercules_2.jpg

 

소설가 덕후, 피터 잭슨
우논 친구들이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무엇인가요? 남 기자는 판타지 블록버스터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요. 그중에서도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를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이 두 편의 영화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원작 소설을 쓴 작가는 바로 J.R.R.톨킨이에요. 고인이 되었지만 톨킨은 전 세계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금까지 사랑받는 작가예요. 그래서 그를 따르는 덕후들도 아주 많답니다. 톨킨 덕후들을 가리켜 ‘톨키니스트’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가장 성공한 톨키니스트로 피터 잭슨이 꼽혀요.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를 제작·연출한 영화감독이에요.

처음에는 톨킨의 유족들이 소설의 영화화를 꺼려 해서 제작에 어려움도 많았다고 해요. 하지만 피터 잭슨 감독이 끈질기게 설득해 허락을 받아냈고, 결국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지요. 피터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 3번째 시리즈인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당시 평론가들로부터 원작 소설이 지닌 세계관을 잘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피터 잭슨 감독이 톨킨 덕후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정조 팬클럽을 만든 역사 덕후, 무적핑크
피터 잭슨 감독이 자신의 덕력을 영화를 통해 보여 줬다면, 웹툰을 통해 보여 주는 사람도 있어요. 바로 웹툰작가 무적핑크예요. 무적핑크가 현재 한 포털 사이트에 연재 중인 웹툰 <조선왕조실톡>을 보면 역사에 대한 지식이나 애정이 남다름을 알 수 있어요. 실제로도 그녀는 학창 시절부터 역사를 좋아했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특히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의 팬이었는데요, 정조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무려 팬클럽까지 만들었어요.
팬클럽 이름은 ‘포레버탕평’으로 정조를 사랑하고, 수원 화성 축조를 지지하며, 사도세자 추숭4)에 찬성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고 해요.

교과서나 필기구에 부착할 수 있는 다양한 팬아트를 만들기도 했죠.

조선 시대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그녀의 작품 <조선왕조실톡>은 허구의 이야기가 재미 요소로 가미되어 있지만 역사적 사실은 <조선왕조실록>, <동궁일기>5), <비변사등록>6) 등의 사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유익한 면도 있답니다. < 조선왕조실톡>은 많은 인기에 힘입어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었으며, 최근에는 시트콤 형식의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기도 했어요.

 

3. 덕후를 바라보는 시선

 

덕후(오타쿠) 문화가 처음 시작된 일본에서도 덕후는 한동안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다. 1989년 일본을 뒤흔든 유아연쇄살해범의 덕후 성향이 보도되면서 덕후는 사회의 병적인 존재로 취급되었다. 1997년까지 ‘오타쿠’ 라는 용어를 방송에서 금지시켰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는 덕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 ‘사회성이 떨어지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진 괴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본 것이다.

덕후 생활에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 실질적인 대가가 없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 일반인의 눈에는 ‘쓸데없는 짓’으로 보이는 것이다.

또 만화, 장난감 같은 대상에 몰입하는 것을 두고 ‘유아적 취향’으로 깎아내리기도 한다. 심지어 ‘은둔형 외톨이’와 용어를 혼동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런 인식에도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덕후 간의 교류가 확대되고 숨어 있던 덕후들이 세상 밖으로 하나둘씩 나오게 되면서 덕후의 존재를 ‘개인의 취향’이나 ‘개성’ 정도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TV에서는 덕후 성향을 당당히 드러내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덕후들이 수집한 별별 정보와 능력이 화제가 되면서 덕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요즘은 덕후의 취향이 관련 제품의 생산과 소비에까지 영향을 끼침에 따라 덕후를 콘텐츠 시장을 떠받드는 중요한 존재로 인식하기도 한다.

 

각주

  • 1)

    상품, 제품을 뜻하는 영단어 goods의 한국식 표현. 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파생 상품으로 사진, DVD, 티셔츠, 스티커, 피규어 등 각종 소품이 있음.

  • 2)

    미국의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회사.

  • 3)

    돈이나 물건, 제도 등의 기능을 부리어 씀.

  • 4)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죽은 사람에게 왕의 칭호를 줌.

  • 5)

    조선 현종이 세자로 책봉되어 동궁에 있을 때를 기록한 책.

  • 6)

    조선의 국가 최고 회의 기관이었던 비변사의 활동을 기록한 책. 광해군 9년(1617)부터 고종 29년(1892)까지의 기록이 남아 있다.

 

나는 어떤 '덕후'?

기사입력 2016-02-03 09:51:00

김은지 뉴스에이드 기자

 

 

*출처: 뉴스에이드 http://news-ade.com/?c=news&m=newsview&idx=100000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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