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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코드/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

황극경세서 어초문대 [7]

by 태을핵랑 2017. 12. 14.

황극경세서 어초문대 [7]

漁樵問對 [7]

 

 

 

*편의상 대화부분에서 고기잡이는 `漁` , 나무꾼은 `樵`로 표현했음.

 

■ 고기잡이가 나무꾼에게 물었다.

 

漁 : 소인小人이 없어질 수 있을까요?

樵 : 그렇지 않을 겁니다. 군자君子는 양陽의 정기正氣를 받고 태어나지만 소인小人은 음陰의 사기邪氣를 받고 태어납니다. 음陰이 없으면 양陽도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소인小人이 없으면 군자君子가 이루지 못합니다. 오직 그 사邪에 성함과 쇠퇴함이 있습니다. 양陽이 6 분分이면 음陰이 4 분分이고, 음陰이 6 분分이면 양陽이 4 분分입니다. 음陰과 양陽은 서로 반씩을 차지하는데 곧 각각 5 분分씩을 차지합니다. 이로써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의 때에 성함과 쇠퇴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잘 다스려진 태평한 세상에는 군자가 6 분分입니다. 군자가 6 분分이면 소인은 4 분分으로 소인이 결코 군자를 억누를 수 없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는 이와 반대입니다. 임금은 임금의 도리를 다하고 신하는 신하의 구실을 다하며, 아버지는 아버지의 도리를 다하고 자식은 자식의 도리를 다하며, 형은 형의 도리를 다하고 아우는 아우의 구실을 다하며, 남편은 남편의 도리를 다하고 아내는 아내의 도리를 다하는 것을 일러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킨다고 합니다. 임금이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않고 신하가 신하의 구실을 다하지 않으며, 아버지가 아버지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아우가 아우의 구실을 다하지 못하며, 남편이 남편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아내가 아내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을 일러 제 분수를 잃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세상이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지게 됩니다.

군자는 늘 행동이 말을 이기며, 소인은 항상 말이 행동을 이깁니다. 그러므로 세상이 다스려지면 독실한 선비가 많아지고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겉만 꾸미는 선비가 많아집니다. 독실한 선비가 적으면 일을 이루지 못하고 겉만 꾸미는 선비가 적으면 일을 그르치지 않습니다. 이루어지는 것이 많으면 나라가 흥성하고 그르치는 것이 많으면 나라가 멸망하게 됩니다. 집안도 마찬가지로 이에 따라 흥하고 망하게 됩니다. 무릇 집안을 일으키고 나라를 흥성하게 하는 사람과 나라를 멸망시키고 집안을 거덜나게 하는 사람의 차이가 어찌 이다지도 크단 말입니까!

 

樵 : 사람이 이른바 재주라고 하는 것이 이로운 것인지 해로운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漁 : 재주는 하나이고 이해利害는 둘입니다. 재주에 바른 것이 있고 바르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재주가 바르면 이로움이 남과 자신에게 미치게 되나 재주가 바르지 못하면 자신에게는 이롭지만 남에게는 해害를 끼치게 됩니다.

 

樵 : 바르지 못한데 어떻게 재주를 가질 수 있습니까?

漁 : 사람이 능하지 못한 바를 능하게 하는데 어찌 재주라고 할 수 없겠습니까? 성인이 재주의 어려움을 안타까워하는 것은 천하의 일을 이루고서도 바른 데로 돌아가는 사람이 적기 때문입니다. 만일 바른 데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재주는 재주일 뿐 인仁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비유하자면 약藥으로 병을 치료하는 것과 같습니다. 독약毒藥도 때에 따라 쓸 수 있는데 한 번은 쓸 수 있으나 두 번 써서는 안 됩니다. 병이 나으면 빨리 낫는데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죽이게 됩니다. 보통 약은 날마도 써도 괜찮지만 중병重病은 고칠 수 없습니다. 중병도 치료하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을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양약良藥이라고 합니다.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대군大君이 천명을 얻어 나라를 세우고 물려줄 때 소인을 쓰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지만 소인도 때가 되면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태평하고 안정적일 때 쓰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다른 산의 돌도 옥玉을 다듬는 데 필요하다고 하였는데 소인의 재주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樵 : 나라의 흥망과 재능의 사정邪正에 대해 그 명命을 꼭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어떻게 가려서 쓰는지요?

漁 : 신하를 선택하는 것은 임금이고 임금을 선택하는 것은 신하입니다.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각각 그 부류를 따라 그리하는데 어찌하리오. 요임금과 순임금 같은 임금이 있으면 반드시 요임금과 순임금 같은 신하가 있으며, 걸왕桀王와 주왕紂王 같은 임금이 있으면 반드시 걸왕과 주왕 같은 신하가 있습니다. 요임금과 순임금 같은 신하가 걸왕과 주왕의 시대에 태어나고 걸왕과 주왕 같은 신하가 요임금과 순임금의 시대에 태어나면 반드시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비록 화禍가 복福이 되더라도 할 수 있을까요! 무릇 윗사람이 좋아하는 바는 반드시 아랫사람도 좋아하게 되는데 마치 그림자와 울림과 같습니다. 어찌 몰아붙인다고 해서 그렇게 되겠습니까. 윗사람이 의義를 좋아하면 아랫사람도 반드시 의義를 좋아하게 되어 불의不義가 멀어지게 됩니다. 윗사람이 이익을 좋아하면 아랫사람도 이익을 좋아하게 되어 불리不利가 멀어지게 됩니다. 이익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천하는 날로 쇠퇴해지고 의義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천하는 날로 흥성하게 됩니다. 날로 흥성하면 번창하게 되고 날로 쇠퇴하면 멸망하게 됩니다. 흥성함과 쇠퇴함 · 번창함과 멸망함이 어찌 이다지도 멀단 말입니까. 그리고 흥성하고 쇠퇴하고 번창하고 망하는 것은 윗사람이 좋아하는 바에 달려 있습니다. 잘 다스려진 태평한 세상에 소인이 없었을 것이며, 어지러운 세상에 군자가 없었겠습니까? 쓰이지 못하면 어떻게 선악善惡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樵 : 착한 사람은 늘 적고 나쁜 사람은 늘 많으며, 태평한 세상은 적고 어지러운 세상은 많은데 어째서 그러한지 알고 싶습니다.

漁 : 사물을 살펴보건대 어떤 사물이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비유하자면 모든 오곡五穀에도 김을 매 주어도 싹이 나지 않는 것이 있고 김을 매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것이 있습니다. 쑥이나 강아지풀은 김을 안 매 주어도 오히려 생겨납니다. 김을 맴에 지극하게 하여도 그 끝이 어찌 되는지 모르는 것이니, 이로써 군자와 소인의 도道가 유래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군자는 착한 일을 보면 좋아하고 나쁜 일을 보면 멀리합니다. 소인은 착한 일을 보면 시새움하고 나쁜 일을 보면 좋아합니다. 선악善惡이 각각 그 부류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군자는 착한 일을 보면 나아가고 나쁜 일을 보면 따르지 않습니다. 소인은 착한 일을 보면 따르지 않고 나쁜 일을 보면 나아갑니다. 군자는 의義를 보면 변화하고 이익을 보면 멈춥니다. 소인은 의義를 보면 멈추고 이익을 보면 변합니다. 의義를 보고 변화하면 사람에게 이롭고 이익을 보고 변하면 사람에게 해롭습니다. 사람에게 이로운 것과 사람에게 해로운 것이 어찌 이다지도 멀단 말입니까! 집과 나라는 똑같습니다. 잘될 때에는 군자가 많고 소인이 적으며, 망할 때에는 소인은 많고 군자는 적습니다. 군자가 많으면 떠나는 것은 소인이고 소인이 많으면 떠나는 것은 군자입니다. 군자는 살리는 것을 좋아하고 소인은 죽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살리는 것을 좋아하면 세상이 다스려지고 죽이는 것을 좋아하면 세상이 어지러워집니다. 군자는 의義를 좋아하고 소인은 이익[利]을 좋아합니다. 태평한 세상에는 의義를 좋아하고 어지러운 세상에는 이익을 좋아하는데 그 이치는 하나입니다.

 

고기잡이가 말을 끝맺자 나무꾼이 말하였다. "저는 옛적에 복희伏羲가 있는 것을 알았는데 오늘에야 그 참모습을 본 것 같습니다." 절을 하고 사례를 한 다음 아침 일찍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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