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차림법] 제사상에 커피를 올려도 되나요?
할아버지는 평소 식혜를 좋아하셨고, 돌아가신 아버지는 살아생전 커피를 즐겨 드셨습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아버지 제사상에는 식혜와 함께 구수한 커피 한 잔를 올려드리면 어떨까요?
과거 주자가례 진설도나 우리나라 성균관 전례원 진설도를 살펴보니 커피는 없다고요?
“찬수는 깨끗하고 맛있는 것이 좋은 것”
증산도의 도전말씀을 보면 증산 상제님께서는 과거 유교문화권의 제례진설법을 살펴 보시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상제님께서 세상에 전하여 온 갖가지 예식을 두루 살피시고 크게 꺼려하시며 말씀하시기를 “이는 묵은하늘이 그르게 꾸민 것이니 장차 진법(眞法)이 나오리라.” 하시니라. 또 제례진설법(祭禮陳設法)을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이 또한 묵은하늘이 그릇 정한 것이니 찬수는 깨끗하고 맛있는 것이 좋은 것이요, 그 놓여 있는 위치로 인하여 귀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라. 신(神)은 사람 먹는 데 따라서 흠향(歆饗)하느니라.” 하시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4편144장1~5절)
지금 너희가 행하는 제사 범절은 묵은하늘이 그릇 지은 것이니 이제 진법(眞法)이 다시 나오리라. (증산도 도전道典 9편195장)
음식을 놓는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조상님들께서 평소 즐겨드시던 음식을 깨끗하고 정갈하게 차리는 것이 중요하는 말씀입니다. 곰곰 생각해보면 이치에도 부합되고 또한 인간 생활문화에도 부합되는 더도 덜도 없는 진리 말씀입니다.
위의 증산도 도전에 있는 말씀대로라면, 그럼 '커피를 올릴까요, 말까요?' 하고 고민하지 마시고... 올려도 될 것 같군요~^
증산 상제님 말씀을 수록한 증산도의 경전 『도전道典』 1편 1장 6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동방의 조선은 본래 신교(神敎)의 종주국으로 상제님과 천지신명을 함께 받들어 온, 인류 제사 문화의 본고향이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1편1장6절)
『도전』 2편 36장을 보면, 동방 조선이 신명 대접을 가장 잘해서 장차 대한민국의 국운이 크게 융성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계 대운이 조선으로 몰아 들어오니 만의 하나라도 때를 놓치지 말라.
이 세상에 조선과 같이 신명(神明) 대접을 잘하는 곳이 없으므로 신명들이 그 은혜를 갚기 위하여 각기 소원을 따라 꺼릴 것 없이 받들어 대접하리니 도인(道人)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천하사(天下事)만 생각하게 되리라. (증산도 도전道典 2편36장1~4절)
왜 조상 제사를 지내야 할까요?
그 이유를 증산 상제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조상에게서 몸을 받은 은혜로 조상 제사를 지내는 것은 천지의 덕에 합하느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9편195장8절)
『도전』 2편 26장에는 이런 말씀도 있습니다.
부모를 경애하지 않으면 천지를 섬기기 어려우니라.
천지는 억조창생의 부모요, 부모는 자녀의 천지니라.
자손이 선령(先靈)을 박대하면 선령도 자손을 박대하느니라.
(증산도 道典 2편26장4~6절)
출처 : 국립민속박물관
제사 종류 : 시제, 묘제, 기제, 차례
제사는 크게 ‘①시제(時祭), ②묘제(墓祭), ③기제(忌祭), ④차례[茶禮]’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 시제는 해마다 음력 10월에 5대조 이상의 조상 산소에 가서 지내는 제사입니다. 이 시제를 시사(時祀), 시향(時享), 묘사(墓祀)라고도 합니다.
두번째, 묘제(墓祭)는 산소에서 지내는 제사를 말합니다.
세번째, 기제(忌祭)는 해마다 ‘사람이 죽은 날(기일忌日)’에 지내는 제사인데 대개 4대 조상님까지 지냅니다.
네번째, 차례[茶禮]는 명절, 조상님 생일날 등에 지내는 제사를 말합니다.
설과 추석에는 대부분 집안에서 차례를 올리고, 한식에는 성묘를 하면서 묘제(墓祭) 형식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절 때나 제삿날이 되면 대개 집안의 어른이 제사 음식을 제사상에 차립니다.
흔히 제사 음식을 제수(祭需)라고 하고, 제수를 격식에 맞춰 제사상에 올리는 것을 진설(陳設)이라고 합니다.
제수는 각 지방마다 나오는 특산품이 달라 지방과 가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제수를 놓는 위치 또한 다소 다릅니다.
물론 몇가지 기본 원칙은 있습니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제례 진설법 사자성어 몇 개를 소개합니다.
먼저, 제사상에서 어디가 동쪽이고 어느 쪽이 서쪽일까요?
제사 지내는 사람을 제주(祭主)라고 합니다. 제주가 제사상을 바라보았을 때 제사상의 오른쪽이 동쪽이고, 왼쪽이 서쪽입니다.
그 이유는 조상님 신위를 모신 쪽을 북쪽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오행(五行)으로 볼 때 북쪽은 1·6 수(水)의 방위로 근원이 되는 뿌리 자리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가옥 구조상 실제로는 어쩔 수 없이 남쪽에 조상님 신위를 모시고 제사상을 차린다 하더라도, 조상님 신위를 모신 쪽을 북쪽으로 간주합니다. 그리하여 항상 신위(神位)의 오른쪽을 동쪽, 왼쪽을 서쪽으로 간주하고 제사 음식을 진설하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 성균관 전례연구위원회
홍동백서, 조율이시, 좌포우혜, 면서병동, 어동육서 …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차례 상차림에도 음양의 법칙을 따랐습니다. 또한 제수품마다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여 놓는 위치와 갯수까지도 달리 했습니다.
홍동백서(紅東白西)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붉은색 과일은 동쪽에,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는 말입니다. 조율이시(棗栗梨柹 : 대추, 밤, 배, 감 ), 좌포우혜(左脯右醯 : 왼쪽에는 포 오른쪽에는 식혜), 면서병동(麪西餠東 : 면은 서쪽 떡은 동쪽), 어동육서(魚東肉西 :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 등을 기본 원칙으로 했는데, 이를 하나하나 세밀하게 따지면 좀 번거롭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생선을 진설할 때에는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놓았습니다. 이를 두동미서(頭東尾西)라 했습니다.
집안 문중에 따라 반대로 두서미동(頭西眉東, 생선의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을 따르는 곳도 있지만, 일반적인 원칙에 따르는 것이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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