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극경세서 어초문대 [2]
漁樵問對 [2]
*편의상 대화부분에서 고기잡이는 `漁` , 나무꾼은 `樵`로 표현했음.
■ 나무꾼과 고기잡이는 이수伊水가에서 노닐었다. 고기잡이가 탄식하며 말하였다.
漁 : 아아, 만물의 많음이여! 잡됨이 맨 처음으로 되지 않았구나. 내가 하늘과 땅 사이에 노닐면서 만물은 모두 무심無心으로 다다를 수 있음을 알았도다. 당신이 아니면 내가 누구와 더불어 돌아가리오.
樵 : 외람되지만 좀 여쭙겠습니다. 무심無心으로 천지만물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실 수 있습니까?
漁 : 무심無心은 무의無意란 말입니다. 무의無意의 의意라야 나와 사물의 구분이 없어집니다. 나와 사물의 구분이 없어진 뒤에야 사물을 사물로 대할 수 있게 됩니다.
樵 : 나를 가지고 사물을 좇아가면 나 또한 사물이 되고 말며 사물로 나를 좇아오게 하면 사물 또한 내가 됩니다. 나와 사물이 모두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분명히 천지 역시 만물이며, 만물 또한 나이며, 나 또한 만물입니다. 어떤 사물이 내가 되지 않겠으며 어느 내가 사물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와 같으면 천지를 주재할 수 있으며 귀신을 다스릴 수 있거늘, 하물며 사람이야 어떠하며 사물이야 어떠하리오!
樵 : 하늘은 무엇에 의지합니까?
漁 : 땅에 의지합니다.
樵 : 땅은 무엇에 의지합니까?
漁 : 하늘에 의지합니다.
樵 : 그렇다면 하늘과 땅은 무엇에 의지합니까?
漁 : 스스로 서로 의지합니다. 하늘은 형形에 의지하고 땅은 기氣에 의지합니다. 그 형形은 한계가 있지만 그 기氣는 한계가 없습니다. 유무有無는 상생相生하고 형기形氣는 상식相息합니다. 끝 맺으면 처음이 있다는 것이고 끝과 처음 사이에 하늘땅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늘은 용用을 으뜸으로 삼고 체體를 버금으로 삼으며, 땅은 체體를 으뜸으로 삼고 용用을 버금으로 삼습니다. 용用의 드나듦을 알맞게 하는 것을 신神이라 하고 체體의 있음과 없음을 말하는 것을 성聖이라고 합니다. 오직 신神과 성인만이 하늘땅에 참여할 수 있고 소인은 날마다 써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해害가 생겨나고 실제 내용이 없어지게 되는 우려가 있게 됩니다. 명名은 실實의 손님이며, 이익은 손해의 주인입니다. 이름은 모자라는 데서 생겨나고 이익은 남는 데서 잃게 됩니다. 해害는 남는 데서 생겨나고 사실은 모자라는 데서 잃게 됩니다. 이것은 이치의 일반적인 규칙입니다. 몸을 기르는 자는 반드시 이익을 위해 하는데 탐욕스러운 사람은 몸으로 이익을 좇기 때문에 손해가 생깁니다. 출세를 하려는 자는 반드시 명예를 위하여 하는데 보통 사람들은 몸으로 명예를 좇기 때문에 실제를 잃게 됩니다. 남의 재물을 몰래 훔치는 것을 도둑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훔칠 때에는 오로지 많지 않음을 두려워하지만 그 나쁜 짓이 드러나 알려지게 되면 오직 많음을 두려워합니다.
재물과 장물贓物은 같은 물건입니다. 그러나 그 이름이 둘인 것은 이익과 손해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훌륭한 점을 훔치는 것을 요행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할 때는 오로지 많지 않음을 두려워하지만 그 짓이 드러나 알려지게 되면 오직 많음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명예와 헐뜯음은 같은 일이지만 명칭이 둘인 것은 이름과 실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릇 조정朝廷으로 말하자면 명예가 모여드는 곳이고 시장은 이익이 모이는 곳으로 다툼이 벌어지는 곳이 아니겠습니까! 비록 하루에 아홉 번을 옮기고 하나의 재물을 가지고 열 곱절을 남긴다 하더라도 어찌 손해가 생기고 실제를 잃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싸움이란 이익을 취하는 실마리가 되고 양보는 명예를 좇는 근본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익이 이르고 명예를 얻게 되더라도 손해가 생기고 실제를 상실할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덕성을 갖추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이 땅에 의지하고 땅이 하늘에 붙어 있는 것이 어찌 서로 멀기만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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